[주민투표] 靑 "투표율 25.7%면 선전"

배정전 / 기사승인 : 2011-08-24 22: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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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기내서 결과 보고받고 `무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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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매거진=배정전 기자] 김종우 이승우 기자 = 청와대는 24일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25.7% 투표율로 개함 요건(투표율 33.3%)을 충족하지 못한 데 대해 내용상 선전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전면 무상급식을 실시한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이 지난해 교육감 선거에서 당선될 당시 전체 유권자 대비 지지율이 17.3%에 그친 만큼 사실상 오세훈 서울시장의 전면 무상급식 반대 주장이 더 많은 지지를 받은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이처럼 `사실상 승리'라는 자평을 하고 있지만 공식 반응을 발표하는 것은 자제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를 떠나 카자흐스탄의 수도 아스타나로 가는 전용기 내에서 주민투표 결과를 보고받고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청와대 측은 전했다.

청와대 핵심참모는 아스타나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25.7%의 투표율 자체가 상징적인 의미가 있고 따라서 선전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지난 지방선거에서 곽노현 교육감이 받은 지지율이 17.3%였던 데 비하면 25%의 투표율은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다른 참모는 "민주주의에서 투표라는 것은 가장 중요하고 최종적인 의미를 갖는 것"이라며 "결과 자체를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투표율이 25.7%라면 승리했다고 볼 근거가 생긴 것"이라며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당선될 때 득표수보다 훨씬 웃돌았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실시된 주민투표에서 총 투표수는 모두 215만7천여표로,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 곽 교육감이 얻은 득표수 145만9천여표에 비해 69만8천여표가 많은 것이다.

이 관계자는 "오늘 주민투표에서 총 투표수와 곽 교육감이 선거에서 얻은 득표수 차이만큼 서울시민이 곽 교육감의 정책에 대해 `노(NO)'라고 말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한 핵심관계자도 "서울시 4개구를 제외한 나머지 구청을 모두 민주당이 장악한 상황에서 구청 공무원이나 통ㆍ반장들이 투표를 제대로 못했다"면서 "열악한 조건 속에 이만큼 투표율이 나왔다면 선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청와대의 해석은 주민투표 결과와 오세훈 시장의 예정된 `중도하차'가 향후 정국운영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 관계자는 "이번 주민투표는 무상급식 확대에 대한 서울시민의 의사를 묻는 정책투표"라며 "투표 결과를 향후 정국운영과 연결지어 확대 해석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오 시장의 사퇴 시점과 맞물려 있는 보궐선거 시기에 대해서는 "상황 판단을 해봐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보선 시기가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인 만큼 청와대가 나서 언급하는 게 적절치 않다는 것이다.

다만 오는 10월 보궐선거가 치러질 경우 여야 총력전으로 정기국회가 실종되면서 핵심 현안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새해 예산안 처리에 차질이 빚어질 것을 우려하는 기색이다.

한편 청와대 일각에서는 이번 투표 결과로 `복지'가 대세가 될 것이란 전망 속에 향후 재정이 허락하는 선에서 복지 확대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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