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in] ‘직장 내 성희롱’ 해고당한 10명 중 2명 노동위원회의 부당해고 판정으로 구제

정민수 기자 / 기사승인 : 2021-10-18 08:4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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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측에서 “엄중처리 입장 고수”해도 노동위원회“부당하다”판정
- 송옥주 의원, “성희롱 관련 구제신청의 경우 피해자 측 입장 충분히 고려되어야”
▲사진=송옥주 의원이 공개한 2018~2020년 부당해고 구제신청사건 중 ‘직장 내 성희롱’으로 분류된 사건 처리 현황  [제공/송옥주 의원실] 
 근로자의 권익 보호에 앞장서야 할 노동위원회가 오히려 직장 내 성범죄 가해자 10명 중 2명에게 부당해고 판정을 내려 사실상 가해자들을 두둔하며 가해자 중심의 조사로 이들에게 면죄부를 주고 있었던 것으로 18일 조사됐다. 

 

이같은 자료는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송옥주 위원장(경기 화성(갑), 더불어민주당, 환경노동위원회)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부당해고 구제사건 중 ‘직장 내 성희롱’으로 분류된 사건 처리 현황’자료에 따르면, 노동위원회가 직장 내 성범죄 가해자 10명 중 2명에게 부당해고 판정으로 면죄부를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근로기준법(제23조 제1항)은 근로자에게 정당한 사유 없이 징계 등을 행하지 못하도록 하는 한편, 남녀고용평등법(제14조 제5항)은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시 사용자가 지체 없이 징계조치 등을 행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사용자가 해고의 정당 사유를 입증할 책임과 성범죄 피해자를 보호해야 할 의무를 동시에 가지게 된다.  특히 직장 내 성희롱은 그 특성상 객관적인 물증 등의 명백한 증거를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사건 당시의 정황이나 주변인 증인심문 등 충분한 조사를 통해 적절성 여부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그러나 노동위원회는 사용자와 가해자 중심의 조사를 통해 가해자에게 부당해고 판정을 내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인 부당해고 심사와 동일하게 근로기준법상 해고 사유와 징계양정의 적정성, 징계절차의 정당성만을 판단할 뿐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른 사용자의 적절한 조치 여부는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노동위원회의 부당해고 인정(일부인정‧전부인정 포함) 건수는 2018년 전체 66건 중 16건이었으며, 2019년에는 88건 중 18건이 부당해고 판정이 나와 가해자가 구제되었다. 2020년은 91건 중 24건이 부당해고 판정이 나와 가해자가 구제되었다. ‘일부인정’은 징계사항이 복수인 경우 그중 일부만 부당 판정으로 인정한 것을 말한다.

 

A기업의 경우, 피해자가 2020년 3월 유서를 남기고 아파트에서 투신자살한 후에야 사측에서 성희롱 사건을 인지하고 2020년 6월 징계해고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성희롱 가해자는 7월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여 9월에 부당해고를 인정받았다. 

 

 이에 당시 사측은 “엄중한 처분을 통해 직장 내 질서를 회복함과 동시에 윤리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 필요하므로 이 사건 사용자가 엄정하게 대처한 것”이라며“해고처분은 징계양정이 적정하여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노동위원회의 판단은 회사와 상이했다. 전북지노위는 2020년 9월 “징계사유가 해고에 이를 정도라고 보기 어려워 이 사건 징계해고는 부당하다”며 부당해고 판정을 내렸다. 

 

판정문에는 ‘언어적 성희롱 1회에 한하며 비위행위의 정도가 무겁다고 볼 수 없음’,‘가해자가 2006. 6. 24. 우수사원으로 선정되어 이 사건 사용자로부터 포상을 수상한 바 있음’등 가해자의 입장과 동일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사진= 송옥주 의원       

 송옥주 의원은“사건 발생 1년 6개월이 지난 후에야 조치가 취해진 것은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시 지체없이 징계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5항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으며, “성희롱과 관련된 부당해고 구제신청의 경우 사용자와 가해자뿐만 아니라 피해자 측 진술과 증인심문 등이 필수로 고려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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