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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 [제공/연합뉴스] |
코스피가 23일 6% 넘게 급락해 단숨에 5,400대로 밀려났다.
유가 급등과 환율 상승, 미국 금리 인상 우려까지 맞물린 '삼중 악재'가 외국인의 투매로 이어져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375.45포인트(6.49%) 내린 5,405.75에 장을 마쳤다.
지수는 전장 대비 201.05포인트(3.48%) 내린 5,580.15로 출발해 낙폭을 키웠다.
급락장에 개장 직후에는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 호가 일시 효력정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지난 주말 뉴욕증시가 중동 전쟁 장기화 우려에 일제히 하락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된 분위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이란에 48시간 이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으면 이란의 발전소를 공격해 '초토화'하겠다고 압박했다.
이에 이란은 미국의 위협이 실행될 경우 발전소 재건 때까지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것이라고 맞섰다.
양 측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97% 내렸으며,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도 각각 1.51%, 2.01% 하락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이 축소된 점도 매도세를 자극했다.
연준 내 '비둘기파'로 알려진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한 방송에서 중동 갈등과 유가 상승이 예상보다 장기화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대, 기존의 금리 인하 입장을 접고 신중한 입장을 취하게 됐다고 밝히며 시장에 충격을 줬다.
이에 이날 국내 증시도 덩달아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
특히 한국은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만큼 유가 상승 우려가 투자 심리를 더욱 크게 짓누르는 분위기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한국시간 이날 상승폭을 키워 100달러를 넘겼다.
한때 114.35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중동 긴장 격화로 안전 자산인 달러 가치가 오르면서 원/달러 환율이 1,510원을 넘은 점도 외국인의 매도세를 자극하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4.3원 오른 1,504.9원에서 출발한 뒤 상승폭을 확대, 17년여만에 장중 1,510원을 넘었다.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6천984억원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으며, 기관도 3조8천172억원 '팔자'를 나타냈다.
반면 개인 홀로 7조30억원 순매수하며 저가 매수에 나섰다.
이날 개인의 순매수액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중동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당분간 코스피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이란의 협상 가능성이 아예 사라진 것은 아니나 양국이 종전 조건을 두고 큰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어 현실적으로 극적인 타결은 군사적 충돌 확대 이후의 단계로 봐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코스피는 개전 직후 종가 기준 18.4%까지 하락했다가 낙관적 시나리오를 반영하며 13% 넘게 반등했다"며 "단기간 내 상당한 리스크 프리미엄이 되돌려진 점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지정학 리스크가 부각될 경우 타국 증시 대비 높은 변동성을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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