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매거진=배정전 기자] 류우익 통일부 장관은 지난 21일 "통일은 현실적으로 갈등과 대립이 상존하는 상황에서 가보지 않은 길을 열어야 한다는 점에서 모순을 조화시키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류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출입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모순되는 것을 뚫고 나가 새 길을 열고 이를 조화시켜 나간다는 점에서 쉽고 평탄한 길은 아닐 것"이라면서 "(남북이) 서로 생각이 다른 상태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기 때문에 상당한 국민적 의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통일에 이르는 과정을 "강물이 흐를 때 산을 만나면 돌아간다. 강물이 돌아가지만 결국은 바다에 이르게 된다"고 비유한 뒤 "앞에 (장애물이) 가로막아도 이를 참고 또 희망을 키워가면서 그 길을 열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대북정책과 관련, "비군사적인 부분에서 교류와 협력의 물꼬를 열어가면서 대화의 통로를 마련할 것"이라며 "(북한과) 대화채널을 확보하는 것이 당장 긴장을 완화하고 앞으로 남북관계를 해결해 나가는 데 중요한 수단"이라고 말했다.
남북대화 가능성에 대해 "여유 있게 생각하고 있다"며 "어느 날 아침 마른하늘에 무엇이 떨어지듯 되는 것은 아니다. 환경이 마련되고 채널이 구축되면 그 다음에 고위급 회담을 통해 문제가 해결될 수 있으나 지금은 거기까지 가는 것은 성급하다"고 강조했다.
류 장관은 천안함 사건 이후 이명박 정부가 단행한 5·24 대북제재와 관련, "결자해지(結者解之)라는 입장에서 본다면 원인을 제공한 측에서 책임있는 조치를 하고 그런 일이 다시는 없겠다는 약속을 해야 풀리지 않겠는가"라고 역설했다.
이산가족 상봉과 관련해서는 "통일 과정에의 아주 소중한 자산"이라며 "긴요한 문제이고 대상자들이 연세가 높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북한 이탈 주민 문제에 관해서는 "이들의 자유의사를 통해 한국으로 귀환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은 사실 밖으로 떠들지는 않지만 정부가 꾸준히 하고 있다"며 "하나원(탈북자 정착 지원 시설) 증축 및 인력 투입 등은 통일부의 중요한 일 중 하나"라고 말했다.
류 장관은 '남·북·러 가스관 연결 사업'과 관련, "일차적으로는 경제적이지만 이차적으로 정치적 의미가 있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것이며 상당히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며 "실무적인 협의가 이뤄지면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리비아를 철권통치했던 무아마르 카다피(69) 전 국가원수의 사망이 북 체제에 영향을 줄 가능성에 대해서는 "카다피 정권이 붕괴하고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데는 국민으로부터 버림받았기 때문"이라며 "북한이 경제적으로 궁핍하다면 북 당국을 그것부터 해결하는 것이 정치의 근본"이라고 주장했다.
류 장관은 또 지난 21일 2008년 관광객 박왕자 씨 피격 사망 사건으로 중단된 금강산 관광 사업과 관련, "국민의 생명은 어떤 것과도 타협할 수 없다"며 "관광객의 신변이 보장되기 전에는 재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 8·15 광복절 축사를 통해 제안한 '통일세 신설'에 대해 "통일을 준비하기 위해서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데 복잡한 사안"이라며 "통일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항아리를 하나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항아리는 옛날부터 주부들이 쌀도 넣고 돈도 넣고 보관을 잘하는 것이다. 조만간 항아리 하나 만들겠다"며 "항아리에 당장 얼마를 어떤 형태로 넣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앞으로 더 조금 더 협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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