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수익여신은 특히 가계보다 기업 대출에서 더 심각
 |
▲ 사진=서울시내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 [제공/연합뉴스] |
시중은행 자금을 대출받고 이자조차 내지 못한 채 무너지는 가계와 기업이 급증하고 있다.
20일 국내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이 공시한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은행의 무수익여신 잔액은 지난해 말 2조2천772억원에서 올해 3분기 말 2조8천988억원으로 27.3% 급증했다.
같은 기간 4대 은행 총여신이 1천295조7천838억원에서 1천334조2천666억원으로 3.0% 증가하는 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증가세다.
이에 따라 총여신에서 무수익여신이 차지하는 비율은 0.18%에서 0.22%로 높아졌다.
무수익여신은 원리금은커녕 이자조차 받지 못하는 대출을 의미한다.
은행들은 3개월 이상 원금 상환이 연체된 여신에 이자 미계상 여신을 추가 반영해 무수익여신 잔액을 산정하며, 고정이하여신보다 더 악성으로 취급한다.
이 무수익여신은 특히 가계보다 기업 대출에서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4대 은행의 기업대출 부문 무수익여신은 지난해 말 1조5천310억원에서 올해 3분기 말 1조9천754억원으로 29.0% 증가했다.
일부 은행은 50% 가까이 늘었다.
 |
▲ 4대 은행 3분기 분기보고서 [제공/연합뉴스] |
같은 기간의 가계대출 부문 무수익여신이 7천462억원에서 9천234억원으로 23.7%로 늘어난 것보다 더 가파른 증가세였다.
벼랑 끝에 내몰린 기업들의 사정은 최근 여러 수치로 동시다발 확인되고 있다.
법원통계월보 등에 따르면 전국 법원이 접수한 법인 파산 사건은 올해 3분기 기준 1천213건에 달해 작년 동기(738건)보다 64.4% 급증했다.
개인 파산 접수가 올해 3분기 누적 3만1천12건으로 지난해(3만1천26건)와 거의 비슷한 것과 차이가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누적 전국 어음 부도액은 4조1천56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조3천202억원보다 무려 214.9% 급증했다.
1∼9월 월평균 전국 어음 부도율도 지난해 0.08%에서 올해 0.25%로 뛰었다.
국제금융협회(IIF)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 기업들의 부도가 지난해 1∼10월보다 올해 같은 기간 약 40% 증가해 주요 17개국 중 2위를 기록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은행들은 올해 들어 무수익여신이 급증하는 등 자산건전성에 빨간불이 들어오자 대손충당금을 꾸준히 늘리며 부실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부실 대출 규모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면서도 "대출 만기와 상환 압박을 고려하면 내년 상반기가 기업들에 고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데일리매거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