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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무소속 강선우 의원의 전 사무국장 남모씨가 경찰 조사를 위해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으로 들어가고 있다. |
또다시 공천이다. 선거철만 되면 반복되는 정치권의 고질병, 공천을 둘러싼 금전 의혹이 여권을 흔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과 연관된 이른바 ‘1억 원 공천헌금’ 사건은 아직 수사 중이지만, 정치가 스스로에게 부과해야 할 최소한의 윤리 기준을 다시 묻게 만든다.
경찰 수사에 따르면 논란의 출발점은 2021년 말 지방선거를 앞두고 열린 한 차례의 만남이다. 김경 서울시의원과 강 의원의 전직 보좌관, 그리고 민주당 서울시당 관계자들이 동석한 자리에서 명함이 오갔고, 이후 1억 원이 오갔다는 진술이 엇갈리고 있다. 누가 먼저 요구했는지, 돈은 누구 손을 거쳐 전달됐는지, 강 의원은 언제 이를 인지했는지를 두고 핵심 인물들의 설명은 서로 다르다.
강 의원은 “사후에 보고를 받았고 즉시 반환을 지시했다”고 주장한다. 김 시의원은 “먼저 요구받았다”고 말하고, 전직 보좌관은 “요구한 적도, 돈이 오간 사실도 몰랐다”고 한다. 진실은 수사가 가릴 문제다. 그러나 데스크가 주목하는 지점은 따로 있다. 왜 이런 일이 가능했는가, 그리고 왜 이런 의혹이 낯설지 않은가 하는 점이다.
정치에서 공천은 권력이다. 단순한 후보 추천이 아니라, 유권자 앞에 내세울 자격을 부여하는 공적 결정이다. 그 과정이 불투명해질수록 공천은 거래의 대상이 되고, 권력은 사유화된다. 보좌관, 실무자, 당 관계자가 얽힌 회색지대는 오래전부터 정치권의 약점으로 지적돼 왔다. 이번 사건은 그 구조가 여전히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더 심각한 문제는 도덕성의 기준이 무너졌다는 점이다. 민주당은 그동안 공정과 정의, 정치 개혁을 주요 가치로 내세워 왔다. 그러나 정작 내부 공천 과정에서 불거진 의혹 앞에서는 “몰랐다”거나 “보고를 받았다”는 해명이 반복된다. 정치에서 책임은 보고 시점으로 갈라지지 않는다. 이름이 사용됐고, 권한이 행사됐으며, 신뢰가 훼손됐다면 그 자체로 책임의 무게는 발생한다.
국민의 분노는 단순히 ‘불법 여부’에 있지 않다. 왜 정치만 유독 같은 문제를 반복하는지, 왜 공천만 앞에 서면 윤리와 원칙이 뒷전으로 밀리는지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돼 있다. 이런 상황이 이어질수록 정치 전반에 대한 불신은 깊어지고, 결국 그 비용은 민주주의 전체가 치르게 된다.
정치는 법의 최저선이 아니라 도덕의 평균선 위에 서야 한다. 수사 결과가 어떻든, 이번 사안은 여권이 공천 시스템과 권력 행사 방식을 근본적으로 점검할 계기여야 한다. 개인의 일탈로 덮고 넘어갈수록 같은 사건은 반복될 뿐이다.
공천은 국민을 향한 약속이다. 그 약속이 의혹과 거래의 언어로 오염될 때, 정치는 스스로 신뢰를 깎아 먹는다. 국민은 더 이상 설명 없는 정치, 책임 없는 권력을 기다려주지 않는다. 지금 정치권이 마주한 질문은 단순하다. 공천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그리고 정치는 아직 부끄러움을 알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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