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매거진=배정전 기자] 검찰이 8일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76) 측 박모 보좌관의 범죄 혐의를 추가로 포착하면서 SLS 그룹 정·관계 전방위 로비 의혹 사건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검찰은 추가된 의혹이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을 향한 금품 로비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심재돈 부장검사)는 박 보좌관 계좌추적을 통해 금품의 최종 종착지가 어딘지 밝혀내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SLS 그룹 로비 의혹 사건은 지난 주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53)의 구속기소로 일단락되는 모습이었으나 대영로직스 대표 문모씨(42.구속)가 입을 열면서 박 보좌관의 비리가 포착됐다. SLS 그룹 일본법인장 권모씨의 등장은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51)에게 일본 술접대 의혹으로 치명상을 입혔다.
이국철 SLS 그룹 회장은 이상득 의원 측에 로비 목적으로 대영로직스 대표 문씨를 통해 60억원을 건냈다고 주장했다. 처음에 문씨는 로비 용도로 7억8000만원을 받은 사실은 시인했지만 이 의원 측에 전달한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문씨가 최근 태도를 바꿔 박 보좌관에게 SLS 그룹 구명로비 용도로 3억여원을 건냈다고 진술한 것이다. 검찰은 시중은행 압수수색과 박 보좌관 계좌추적 등을 통해 문씨의 진술을 뒷받침할 문증을 확보했다. 검찰은 박 보좌관이 문씨에게서 수백만원대 카르티에 시계를 받은 의혹이 불거지자 돌려준 사실도 파악했다.
검찰은 박 보좌관이 SLS그룹에서 받은 돈이 3억여원 외에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검찰은 3억여원을 포함해 박 보좌관이 받은 거액의 사용처를 밝히는 일이다. 검찰은 이 돈이 이상득 의원에게 흘러갔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박 전 차관(51) 접대 의혹도 눈덩이 처럼 커지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9월 "총리실에 재직하던 박 전 차관이 일본에 출장 갔을 때 SLS 그룹 일본법인장 권모씨를 통해 400~500만원 상당의 향응을 제공했다"고 폭로했다. 박 전 차관은 사실이 아니라며 이 회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이후 박 전 차관의 적극적인 해명으로 이 회장의 허위 폭로로 끝날 듯하던 의혹은 지난달말 권씨가 검찰에 출석하면서 상황은 역전됐다.
권씨는 "2009년 5월 도쿄의 한 단란주점에서 박 전 차관 일행을 접대했고 술값 20만엔을 냈다. 박 전 차관이 이용한 승용차 렌트비 10만엔도 계산했다"고 진술했다. 또 "술자리에는 김형준 전 청와대 춘추관장도 동석했다"며 "지난 9월 이 회장이 박 전 차관 접대 의혹을 제기한 직후 김 전 춘추관장이 'SLS가 비용을 계산한 3차 술자리는 없었던 것으로 하자'고 요구해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지난 주말 김 전 춘추관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으며 이번 주말 박 전 차관을 소환하기로 했다. 검찰은 권씨의 진술이 사실로 확인되면 박 전 차과를 무고로 기소한다는 방침이다.
[저작권자ⓒ 데일리매거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