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K리그 챔피언 등극···이동국 우승 감격

배정전 / 기사승인 : 2011-12-04 16:3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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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매거진=배정전 기자] 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은 “페널티킥 성공률이 이동국은 98%, 에닝요는 100%”라고 했다. 이동국도 페널티킥을 거의 놓치지 않지만 에닝요는 더 정확하다는 얘기였다. 우승이 걸린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얻은 페널티킥. 그러나 최 감독은 에닝요가 아닌 이동국에게 킥을 맡겼다.

홈에서 우승을 결정지으라는, 에이스에 대한 예우였다. 많은 게 걸렸다. 전북 우승에 쐐기를 박을 수 있었고, 이동국은 최우수선수(MVP)도 사실상 확정지을 수 있었다. 또 통산 116호골로 역대 개인통산 최다골과 타이를 이룰 수도 있었다.

그러나 2% 밖에 안되는 확률이 심술을 부렸다. 부담이 컸던 탓일까. 이동국이 강하게 찬 볼은 울산 골키퍼 김영광 정면 쪽으로 날아가고 말았다. 전북은 0-1로 뒤지던 후반 14분 다시 페널티킥을 얻었다. 최 감독의 선택은 어쩔 수 없이 에닝요였다. 이동국은 착잡한 듯 잠시 고개를 숙였지만 곧 얼굴을 들고 다시 경기에 집중했다. 어느때보다 더 열심히 그라운드를 누비던 이동국은 후반 39분 이승현과 교체돼 나갔다.

관중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이동국은 경기종료 휘슬이 울리자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한 뒤 쓰고 있던 수건을 하늘 높이 던져올렸다. 그동안의 모든 부담을 날려보내는 몸짓이었다. 그는 그라운드로 들어가 우승을 마무리해준 후배들을 하나 하나 얼싸안고 격려했다. 절친 설기현(울산)과도 격려를 주고받았다. 챔피언모자를 쓴 이동국은 우승트로피에 입맞춤하며 우승의 감격을 마음껏 누렸다.

올 시즌 이동국은 만화의 주인공 같았다. 정규시즌 16골15도움을 올렸다. 득점은 2위, 도움은 1위에 올랐다. 도움왕 등극으로 신인상(1998)과 득점상(2009년), 최우수선수(MVP), 도움상을 모두 석권하는 그랜드슬램을 K리그 최초로 달성하는 영예를 누렸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도 9골로 득점왕을 차지했고, MVP도 거머쥐었다.

한편, 이날 전북 현대는 울산 현대를 2대1로 꺾고 2년 만에 챔피언 자리를 되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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