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화끈한 공격을 선보였다. 이 대신 잇몸들이 나섰지만 기대이상으로 선전했다. '혹시나'했지만 '역시나'였다.
프로농구 고양 오리온스는 17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11~2012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주 동부와의 경기에서 마지막까지 접전을 펼쳤지만 75-80으로 졌다.
4연패 수렁에 빠지며 2승12패 승률 0.143으로 순위표 맨 아래에 머물렀다. 주득점원 이동준이 부상으로 빠졌지만 민성주(2점), 김민섭(10점 3어시스트)이 공백을 메웠고 대어 동부를 잡을 뻔 했다. 아쉬움이 더 큰 이유다.
그렇지 않아도 뒤숭숭한 분위기에 성적은 더 이상 곤두박질을 칠 곳도 없는 실정이다. 임의탈퇴 중인 가드 김승현의 복귀가 가시화되면서 선수단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복귀 후 트레이드'가 전제 조건인 가운데 오리온스 선수 중 누군가 다른 팀으로 떠나야 할 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다대다 트레이드가 이뤄질 경우, 오리온스의 누군가는 팀을 떠나야 한다. 선수들 입장에서는 함께 손발을 맞추지도 않고 있는 동료 때문에 피해를 본다는 의식이 팽배하다.
추일승 감독은 "내가 말하는 것이 김승현 복귀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만큼 말을 아끼려고 한다"면서도 "사실 (김승현 복귀와 관련, 언급된)여러 구단들은 분위기가 좋지 않다. '혹시 내가 트레이드 대상은 아닐까'하는 생각 때문인지 선수단 분위기가 안 좋다"고 했다.
하지만 오리온스는 동부를 상대로 선전했다. 김주성~윤호영~로드 벤슨으로 이어지는 트리플타워를 상대로 오히려 더 많은 리바운드(오리온스 30-28 동부)를 잡았고 슛 정확도도 높았다.
집중력이 약했다. 승부처마다 뼈아픈 턴오버로 기회를 날렸고 24초 공격제한시간에 쫓겨 부정확한 슛을 남발했다. 결국 손에 땀을 쥐는 접전을 펼치고도 한계를 절감해야 했다.
추 감독은 경기 후 패인에 대해 '경험의 차이냐'는 질문에 "패했기 때문에 따로 드릴 말이 없다"며 "경험도 아니다. 감독이 더 유능해야 한다"는 대답을 내놨다. 자책하는 모습마저 느껴졌다. 현재 오리온스의 상황이 추 감독에게 그대로 투영됐다.
팀 성적은 바닥이고 코트 밖에서는 구설에 오르는 단골손님이다. 올 시즌 새 감독, 새 연고지에서 출발하며 오리온스의 부활을 외쳤지만 여전히 참담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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