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22·셀틱)의 공백을 절감했다. 기성용 한 명이 빠졌을 뿐이지만 정말 답답한 축구였다.
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1일 오후 9시45분(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알 라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UAE와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B조 조별리그 4차전에서 2-0으로 이겼다.
기록상 무난한 승리로 보이지만 아니다. 기대 이하의 경기력이었지만 어렵게 2골을 넣어 체면치레 정도나 한 경기였다.
미드필드진의 핵 기성용이 어지럼증과 구토 증세로 결장했다. 우려한대로 조 감독이 추구하는 패스플레이는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았다. 특히 전반에는 실종에 가까웠다. 패스성공률이 현저히 떨어졌고 유효 슛이 1개도 없었을 만큼 무기력했다.
원래 중앙 수비를 담당하는 홍정호(제주)를 기성용으로 대체자로 낙점하고 수비형 미드필더에 포진시켰지만 안정된 수비와 달리 패스플레이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 중인 구자철(볼프스부르크)도 기성용을 대신할 수 없었다. 템포축구는 기대할 수 없었다.
패스플레이의 중심에 있는 기성용이 없자 전체적인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진 느낌을 줬다. 골키퍼를 제외한 10명이 전혀 유기적이지 못했고 따로 움직이는 모습이었다.
후반에 2골을 넣은 것도 미드필드진을 중심으로 한 패스플레이로 만들었다기보다 선수 교체를 통한 전술 변화에 기인한 것이다. 이근호, 손흥민 등 공격진의 활발함이 돋보였다. 성공적인 전술 변화는 합격을 줄만 하지만 선수 한 명의 공백으로 팀 컬러를 완전히 상실한 부분은 개선이 절실해 보인다.
이날 경기로 주전 의존도를 줄이고 대체자원을 발굴해야 한다는 목소리에도 힘이 실렸다. 기성용, 박주영, 이정수, 차두리 등 붙박이 주전들이 부상이나 기타 이유로 갑작스레 합류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야만 전력의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다.
어쨌든 승점 3점을 챙겨 중동 2연전의 첫 단추를 잘 꿰었다. 3승1무(승점 10)가 된 한국은 15일 레바논전 결과에 따라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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