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매거진=배정전 기자] 그리스에 이어 유럽위기의 또 다른 뇌관으로 급부상한 이탈리아의 '스캔들의 제왕' 실비오 베를루스코니(75) 총리가 결국 사의 의사를 밝혔다.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사의 소식에 세계증시는 일제히 환호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8일(현지시각) 하원에서 치러진 2010년 예산 지출 승인안 표결에서 과반확보에 실패에 이같이 결정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이날 예산 승인안 처리에서 재적 630석 가운데 308표를 얻어 가결됐지만 과반 지지 확보에는 실패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표결 직후 조르지오 나폴리타노 대통령에게 사의를 밝혔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총리직 사퇴가 이탈리아의 부채를 줄이고 금융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국익을 위한 결정"이라고 말했다.
공식 사퇴 시점은 유럽연합(EU)에 약속한 경제개혁 조치가 의회에서 통과되는 다음주가 될 전망이다.
앞서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연금수령 연령을 2026년부터 67세 이상으로 높이고 근로자 해고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 등의 개혁안을 제시했다.
1994년 정계에 입문한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이후 성추문과 비리 의혹에 51번의 신임투표를 헤쳐내며 3차례나 총리직을 지켜왔다.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사임할 경우 이탈리아 정가는 세 가지 사안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현 중도우파의 연정을 확대하거나 거국내각 구성해야 한다. 만약 이같은 노력이 실패할 경우 이탈리아는 조기 총선을 실시해야 한다.
후임 총리에는 집권 자유국민당 지아니 레타 내각차관과 최연소 법무장관을 지낸 안젤리노 알파노 자유국민당 사무총장, 마리오 몬티 밀라노 보고니대 총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베를루수코니 총리의 사의 표명으로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에 대한 기대감으로 유럽과 미국 증시는 상승세로 출발했다. 하지만 이탈리아 국채 금리가 지난 1997년 이후 14년 만에 7%를 넘겼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급락세로 반전됐다.
[저작권자ⓒ 데일리매거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