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마크를 가슴에 단 그는 달랐다. 박주영(26·아스날)이 소속팀 아스날에서의 지긋지긋한 벤치 설움을 날렸다.
박주영은 7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폴란드와의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에서 0-1로 뒤지던 후반에 2골을 몰아쳐 대표팀 부동의 스트라이커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0-1로 끌려가던 후반 21분 왼쪽 측면에서 홍철이 낮게 깔아준 공이 반대쪽으로 흐르자 서정진이 쫓아가 정면으로 밀어줬고 이를 박주영이 오른발 슛으로 연결해 열릴 것 같지 않던 폴란드 골문을 열었다.
곧이어 감각적인 슛으로 폴란드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고 후반 32분에 침착하게 1골을 더해 역전을 이끌었다. 2-1 역전을 만든 후 후반 35분 이근호와 교체돼 나갔다.
박주영은 전반에 미드필드진의 원활한 볼 배급이 이뤄지지 않아 무기력했지만 위기에서 강한 캡틴, 해결사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아스날 입단 후, 약 1개월 동안 쉬는 것이나 다름없는 처지였지만 실전 감각은 떨어지지 않은 모습이다. 우려했던 경기력 저하는 없었다.
박주영은 지난달 10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스완지시티와의 4라운드를 앞두고 극적으로 워크퍼밋(취업비자)을 발급받아 교체명단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렸지만 이후 단 한 번도 리그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이후 슈루즈버리 타운과의 칼링컵 32라운드 출전이 아스날 입단 이후 유일하게 그라운드를 밟은 것. 사실상 실전 경험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
박주영의 말이 맞았다. 박주영은 파주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 대표팀 소집에서 자신의 몸 상태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소속 팀이 생기고 훈련을 하다 보니 지난 번 소집 때보다 오히려 몸 상태가 더 좋다. 팀 없이 대표팀에 소집됐던 때보다 체력적으로 더 좋아졌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공교롭게 박주영은 소속팀 아스날의 동료인 파비앙스키가 지키는 폴란드의 골문을 2번이나 뚫었다. 파비앙스키는 "박주영은 굉장히 훌륭한 선수다. 올 시즌 아스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벤치 설움의 아쉬움을 날린 박주영의 2골이었다. 11일 아랍에미리트(UAE)와의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3차전에서 활약도 기대된다.
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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