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매거진=배정전 기자] 이국철 SLS그룹 회장(49)이 지난해 그룹 계열사 고문을 통해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권재진 법무부 장관(58)에게 회사 구명 로비를 시도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2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고향 친구를 통해 청와대와 선이 닿는다는 이모씨를 소개받아 계열사 ‘SP로지텍’의 고문으로 채용하고 거액의 사업자금을 빌려줬다”고 말했다.
그는 “이씨가 ‘그룹 해체는 민정수석실에서 정리하지 않으면 힘들다고 하더라’고 전했다”며 “나중에 이씨로부터 ‘대구 소재 대학 총장과 함께 권 장관을 만나 SLS그룹 해체 과정의 억울함에 대해 얘기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권 장관 측은 그러나 이 회장의 주장을 부인했다.
이 회장은 2009년 9월 이명박 정부에서 열린우리당 자금책으로 지목돼 검찰 수사를 받은 뒤 기업을 빼앗겼다고 주장해왔다.
이 회장은 또 이씨 소개로 서울 중구의 자유총연맹 사무실을 찾아가 박창달 총재(65)를 직접 만났고 그룹에 대한 창원지검 특수부 수사 개시부터 그룹 계열사 SLS조선의 재무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 신청까지 모든 과정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스크린골프장을 운영하는 이씨가 사업자금이 부족하다고 해 총 6억원을 빌려줬다고 밝혔다. 1억원은 회사를 통해, 나머지 5억원은 친구를 통해 빌려줬다고 했다. 그런데 “이씨가 그룹 문제를 소홀히 하고 빌려간 돈을 별다른 이유 없이 갚지 않아 고소했다”면서 “현재 대구 수서경찰서에서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지난 1일에는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53)에게 제공했다는 SLS그룹의 해외 법인카드 전표내역도 공개했다.
이 회장이 공개한 A4용지 5장짜리 문서에는 ‘롯데쇼핑 본점 1100달러, 신세계백화점 1284달러’라는 식으로 카드 사용장소와 금액이 날짜별로 정리돼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심재돈 부장검사)는 3일 이 회장을 다시 불러 증빙자료를 추가로 제출받는 한편 신 전 차관의 금품수수 여부 등에 대해 조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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