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매거진=장병문 기자] 한국축구가 중동의 매서운 모래바람을 거쳐 가야하는 숙명에 놓였다.
국제축구연맹은 지난 7월 31일 오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2014브라질월드컵 대륙별 예선 조추첨을 실시했다. 그 결과 한국은 아시아 3차예선에서 쿠웨이트, 레바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 중동국가들과 B조에 속했다.
7월 FIFA 랭킹 28위를 기록한 한국은 톱시드인 포트1에 배치되었으며 그 뒤로 쿠웨이트(95위), UAE(109위), 레바논(159위)과 만났다. 다행인 점은 중동의 강호 사우디아라비아(92위)와 바레인(104위), 그리고 북한(119위)를 피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B조에 속한 국가들이 모두 중동 국가인 점에서 긴장을 늦추어서는 안된다. 그 동안 한국 축구는 중동원정에서 장거리 이동에 따른 피로, 중동 특유의 기후 등의 이유로 힘든 경기를 해왔다.
특히 이번 예선전에서는 한국의 일정이 살인적일 정도로 타이트하다. 한국 대표팀은 9월 2일 홈에서 레바논과 경기를 치른 후 불과 4일 뒤 쿠웨이트 원정경기가 잡혀 있고 11월 11일 UAE 원정경기, 15일 레바논과의 원정 경기 등 일정이 매우 빡빡하다. 엄청난 이동에 대한 피로가 한국 대표팀에게는 악재가 될 것이다. 반면 중동 국가들은 한국 원정을 제외하고 모두 근거리 원정이다. 조건이 좋지 않기에 선수들 스스로 컨디션 조절을 잘해야만 성공적인 예선전을 치를 수 있다.
한국 대표팀은 외부적으로 불리한 것 뿐만 아니라 내부적으로도 안 좋은 상황이다. 박지성(맨유)이 축구대표팀 은퇴로 전력에 대한 부담이 있는 상황에서 대표팀 붙박이 미드필더 이청용(볼턴)이 부상으로 예선전에 나서지 못한다. 이청용은 지난달 31일 뉴포트 카운티와의 프리시즌 경기 도중 오른쪽 정강이뼈가 이중 골절되는 중상을 입었다.
이로써 조광래호는 내년 2월까지 치르는 중동국가와 월드컵 3차예선 6경기에 모두 이청용이 없는 가운데 치러야 한다. 이청용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인재를 찾아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조광래호가 중동의 모래바람을 뚫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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