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혈세 투입된 대규모 국책사업서 억대 직원 비리 적발...신뢰도 타격
코암시앤시개발과의 내부거래 도마 위...오너家 배불리기 등 각종 잡음만
'세계 일류' 종합건설사 도약 의지 '비리 건설사' 꼬리표로 결국 좌초 위기?
'세계 일류'의 종합건설회사 도약하겠다는 한신공영이 그러나 '비리 건설사'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하면서 장대한 꿈도 좌초될 위기다.
중견건설사인 한신공영은 최근 몇 년간 호실적을 이어가면서 업계에서 입지를 다져왔지만, 그러나 대규모 국책사업 진행 과정에서 직원 비리가 적발돼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고 있는 것.
더욱이 한신공영은 과거 최용선 회장의 수백억 자금횡령에 뇌물공여, 회계조작 등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상황에서 이번에는 직원 비리 문제가 터지면서 기업의 윤리의식 부재가 문제로 지적되는 분위기다. "그 오너에 그 직원"이라는 비아냥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
게다가 최 회장의 아들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그룹 지주사인 코암시앤시개발과의 개선되지 않는 내부거래 문제, 실적의 일등 공신인 직원과 주주들은 안중에도 없는 오너일가 배불리기 행보 등 각종 잡음이 불거지면서 '공정하고 투명한 기업문화'를 강조하던 최 회장의 경영 철학에도 물음표가 달리고 있다.
◇한신공영 직원 비리 '화들짝'..대규모 국책사업서 억대 금품 수수
경기 화성제부도에 짓고 있는 대규모 마리나항 사업에서 억대 금품과 향응을 받아 챙긴 한신공영 관계자들이 해경에 무더기로 적발됐다.
제부 마리나항 건설은 경기도가 총 사업비 약 600억원을 투입해 화성시 제부도에 요트 300여척을 댈 수 있는 계류시설과 숙박시설 등을 짓는 국책사업이다.
30일 중부지방해양경찰청 광역수사대에 따르면, 업무상횡령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한신공영 현장소장 A(66)씨와 하청 건설업체 전무 B(51)씨 등 21명을 최근 불구속 입건했다.
이와 함께 해경은 A씨로부터 편의 제공 대가로 수백만 원 상당의 식사 대접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경기도 소속 공무원 C(51)씨와 감리업체 직원 2명도 함께 입건햇다.
A씨 등 한신공영 소속 직원 10명은 지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하청 건설업체로부터 계약수주 등의 청탁과 함께 골프와 유흥업소 접대 등 1억6000만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식당ㆍ사무용펌 업체ㆍ주유소 등지에서 비용을 부풀린 허위 계산서를 발행 받아 총 1억6000만원 상당의 비자금을 조성해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다.
시공능력평가 15위의 중견건설사 한신공영은 2014년 11월께 경기도가 발주한 화성시 제부 마리나항 건설사업을 다른 2개 건설사와 함께 수주했다.
이후 140억원 상당의 준설공사 부분을 무면허 업체인 B씨의 하청업체에 불법 하도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신공영은 이 같은 사실을 숨기기 위해 준설공사가 아닌 건설기계 장비임대차 계약으로 위장해 하청업체와 불법 하도급 계약을 맺은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특히 한신공영은 해경이 수사에 착수한 사실을 인지하고 파일 삭제 프로그램을 이용해 현장 사무실 컴퓨터에 저장된 업무 관련 자료를 고의로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수사 방해를 위해 불법 하도급 등 혐의를 부인할 것을 하도급 업체 관계자들에게 강요하고 각종 계약서를 폐기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B씨가 속한 하청 건설업체 비자금 13억원을 조성, 이 가운데 일부를 A씨 등에 대한 접대 비용으로 썼다.
함께 적발된 경기도 해양항만정책과 소속 공무원 C씨와 감리업체 직원 2명은 한신공영 측에 편의를 제공하는 대가로 A시 등으로부터 30여 차례 걸쳐 식사 대접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용선 회장, 횡령ㆍ뇌물 논란 비웃는 두둑한 보수..직원은 안중에 없다?
이번 직원 비리 혐의로 한신공영의 대내외 신인도와 신뢰도 추락이 불가피한 모습. 물론 직원 개인의 일탈일 수 있지만, 한신공영 소속이라는 점에서 기업 전체 도덕성에도 의구심이 드는 실정이다.
특히 최 회장 등 오너일가의 화려한(?) 과거 이력이 이 같은 시선에 한 몫을 더하고 있는 분위기.
실제 최회장은 2002년 법정관리 중이던 한신공영 인수 과정에서 회사자금 34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2005년 11월 구속기소됐고 결국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또한 2006년에는 안병엽 전 열린우리당 의원에게 수천만원대 뇌물을 건넨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한신공영은 분식회계 의혹으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집중 회계감리를 받으며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한신공영은 2014년 8월 2009~2013년 사업보고서를 정정 공시했다. 당시 흑자로 기록됐던 실적이 적자로 탈바꿈했고, 500~600억원의 손실이 반영돼 총 960억원의 회계 오류가 반영됐다.
논란이 일자 금감원은 한신공영 분식회계 혐의에 대해 2015년 회계감리에 착수했다. 이후 금감원은 한신공영이 재무제표를 허위로 공시했다고 결론 내리고 한신공영에 과징금 4000만원, 감사인지정 2년의 징계를 내렸다.
일각에서는 한신공영이 회계법인과 짜고 그동안의 치부를 감춰왔으며, 그 중심에는 최 회장의 아들이 최대주주로 있는 시행사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처럼 잡음이 끊이질 않았음에도 한신공영은 최 회장에게 지난해 74억원여원 보수를 지급했다. 63억여원은 퇴직금 중간정산분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으로, 급여만 10억여원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신공영 등기임원 5명의 1인당 평균보수액은 1억3400만원이다.
즉, 미등기임원인 최 회장은 등기임원보다 상당히 많은 금액을 보수로 챙기고 있는 상황. 여기에 과거 횡령 등으로 물의를 빚는 최 회장이 거액의 퇴직금까지 받았다는 점에서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또한 최 회장의 장남인 최문규 부사장 등이 포함된 등기이사의 보수 총액은 매년 늘고 있다.
2016년 4억7200만원(1인당 평균보수액 1억5700만원), 2017년 4억9200만원(1억6400만원), 2018년 5억400만원(1억6800만원) 등으로 해마다 증가했다.
물론 최근 3년간 실적을 살펴보면 회사의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모두 증가했다는 점에서 회사를 이끌어가는 경영진들은 성과를 인정받아 보수가 늘었을 수 있다.
실제로 연결기준 매출액은 2016년 1조7722억원, 2017년 1조9843억원, 2018년에는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한 2조142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016년 696억원에서 지난해 2144억원으로, 당기순이익도 266억원에서 162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그러나 한신공영 직원 1인 평균급여액은 2016년 6000만원, 2017년과 2018년 각 5600만원으로 오히려 줄었다.
아울러 코스피 상장인 한신공영은 배당에 있어서도 인색한 모습. 지난해 연간 기준 배당성향은 2.7%로 배당총액은 43억여원이다. 특히 배당성향은 코스피 평균인 35%에 훨씬 못미치는 수준이다. 2016년과 2017년 배당성향은 각각 9.6%, 5.7%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이는 회사는 최대 매출을 경신하는 등 호실적을 냈음에도 불구, 영업 성과에 대한 분배가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나올 법한 대목이다.
◇끊임없는 일감몰아주기 논란..오너일가 곳간 채우느라 직원 관리 '엉망'
뿐만 아니라 한신공영은 일감몰아주기 논란에서도 자유롭지 못해 '오너일가 배불리기 끝판왕' 아니냐는 비판 목소리도 커지는 실정.
한신공영 지배회사인 코암시앤시개발은 지난해 내부거래 비중이 92%에 육박, 매출액 대부분을 한신공영 및 특수관계자들에게서 얻었다.
경제개혁연구소는 2017년 2월 '대규모 기업집단 이외의 집단에서의 일감 몰아주기 사례분석 보고서'에서 한신공영의 최대주주인 코암시앤시개발을 일감몰아주기 수혜 기업으로 규정했다.
공정거래법상 규제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내부거래 비중이 90%에 육박해 지적을 받았다.
이에 한신공영은 코암시앤시개발과 매입 거래규모를 2016년 230억원에서 이듬해 178억원으로 줄였지만, 2018년 다시 352억원으로 늘렸다.
비상장사인 코암시앤시개발은 지난해 말 기준 한신공영 지분 36.7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최회장이 22.38%, 태기전 한신공영 사장이 20.00%의 코암시앤시개발 지분을 보유 중이다. 이 회사 대표이사는 최 회장의 차남인 최완규씨다.
결국 오너일가가 제 곳간 채우기에 급급해 내부 직원 통제는 뒷전에 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불거지는 형국. 최근 기업들이 준법과 윤리, 주주가치 제고를 강화하고 있지만 그러나 한신공영의 행보는 오히려 후퇴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편, 이와 관련 한신공영 관계자는 <공공뉴스>에 "(제부 마리나항 건설사업 관련) 수사는 현재 진행되고 있고, 입건된 직원들의 혐의가 사실로 밝혀질 지는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수많은 현장 중 하나에서 (비리 혐의 등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는 것을 회사 전체적인 문제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일축했다.
아울러 일감몰아주기 논란과 관련해서는 "현제 제재 대상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마약 향후 필요하다면 대책을 마련해 줄여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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