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사당 ⓒ데일리매거진
[데일리매거진=장형익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첫날인 10일 원내 5당 대표와 만나 국정 협조를 당부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첫 일정으로 홍은동 자택에서 이순진 합참의장과 통화하고 우리군의 경계태세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이 되면서 동시에 군 통수권자로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불안감을 먼저 챙기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오전 10시경에는 국립현충원을 방문해 대통령 취임 각오를 다졌고, 오후에는 여의도로 이동해 원내 5당 당 대표를 면담하고 국정운영에 협조를 구했다.
문 대통령은 국회 본청 내 5당 당 대표실을 야당부터 의석 순대로 방문하기로 함에 따라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 순으로 야당 대표들을 방문했다.
먼저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한국당 당사를 방문해 정우택 원내대표와 이현재 정책위의장, 이철우 사무총장 등 한국당 지도부를 만나 "앞으로 국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한국당과 함께 소통하고 국정 동반자로 생각하는 분위기를 갖고 가겠다"며 이와 같이 밝혔다.
그는 “앞으로 당연히 국회를 존중하고 야당과도 소통 하겠다"면서 "남북관계와 안보, 한미동맹 등에 대해 한국당이 도와주시면 잘 풀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중요한 정보를 공유해서 함께 지혜롭게 하자"고 협력을 강조했다.
이어 “(선거운동 기간)경쟁하는 가운데서도 (후보들의 공약을)보면 상당히 일치된 부분이 많았다”며 “후보들 간 공통된 공약만큼은 우선적으로 빨리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에 정우택 원내대표는 “당사를 찾아주셔서 감사하다”며 “피곤이 쌓였을 텐데 바로 업무에 들어가고 중책을 맡아 어깨가 무거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비록 문 대통령의 안보관을 많이 비판하긴 했지만 대통령이 됐으니 불안한 안보관을 해소하고 한미동맹과 대북관계에서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정책을 펴 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예전에 역대 대통령들을 보면 ‘인사가 만사다’ 이런 얘길 했는데, 평소 탕평책 얘길 했으니 훌륭한 인사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 있도록 해 달라”며 인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국민에 대한 사랑과 소통, 관용의 정치가 필요하니, 포용할 수 있고 많은 국민에게 베풀 수 있는 정치를 해 달라”며 “문 대통령이 야당 대표로 계실 때보다 우리가 더 강한 야당이 될지도 모른다”며 뼈 있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이날 국회에서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를 만나 “말로만 야당에 협력을 구하는 게 아니라 안보에 관한 사항이나 경제에 관한 사항에서 야당과 정보를 공유하며 협력할 수 있는 것은 협력 하겠다”며 이와 같이 말했다.
그는 “대선 기간 동안 안철수 후보와 국민의당이 전력을 다했는데, 먼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안 후보와는 서로 축하와 위로를 나누는 전화통화를 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동안 우리가 정권교체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했지만 정권교체 이후 한편으로는 개혁을 하고 한편으로는 통합하는 면에서 저나 박 대표, 민주당이나 국민의당이 같은 목표를 갖고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앞으로 민주당 뿐 아니라 다른 당과도 늘 대화하고 소통하고 필요하면 타협도 하는 자세로 임하겠다”며 “오늘 야당을 방문하는 것이 일회성이 아니라 앞으로 임기 내내 제가 견지할 자세로 지켜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또 “말로만 야당에 협력을 구하는 게 아니라 수시로 야당 지도부들과 만나 정책을 협의하고 또 안보에 관한 사항이나 경제 관련 사항도 야당과 정보를 공유하며 협력할 수 있는 것은 협력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국민의정부와 참여정부 10년, 이후 이명박·박근혜 정부 10년, 20년 전체를 놓고 성찰할 것은 성찰하면서 잘했던 부분은 다시 하고, 못했던 부분은 반면교사 삼아 극복해 나가면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지 않겠느냐”며 “국민의당도 동지적 자세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에 박 대표는 “우리당은 정권교체에 방점을 뒀기 때문에 국익을 위한 외교안보에 협력하겠다”면서 “반드시 상처받은 국민들을 따뜻하게 감싸주시고 국민통합과 정치대개혁을 위한 협치, 나아가 변화와 미래로 가는 그런 대한민국을 위해 개혁과 경제, 민생을 아울러 주시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그는 이어 “우리도 안 후보가 최선을 다했지만 국민의 지지를 받는데 실패했고, 우리가 승복하는 것은 더 큰 민주주의”라며 “앞으로 대통령이 국정 펴 나가는데 당으로서 협력에 방점을 두고 또 야당이기에 견제할 것은 견제하면서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회 바른정당 대표실에서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이종구 정책위의장,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 김세연 사무총장 등과 만났다. 이 자리에는 우윤근 국회 사무총장과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함께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유승민 후보가 최선을 다해주셨는데 뜻대로 되지 않아 위로의 말씀 드리고, 우리 보수가 나아갈 길을 잘 제시해줬다고 생각한다”며 “대선기간 동안 치열하게 경쟁했지만 대한민국의 경제위기, 안보위기를 잘 헤쳐나가야 한다는 점에서는 같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제시하는 방안이 다를 수는 있지만 공통된 부분도 있고, 사실 기본 방향이나 목표는 같다”며 “공통된 부분부터 추진될 수 있도록 입법이 필요한 부분은 먼저 진행될 수 있도록 하고, 대통령이 결단하는 부분은 저도 열심히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그동안 가장 부족했던 부분이 국회와의 소통, 여당과 야당과의 소통이 부족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런 부분 만큼은 다시 잡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야당을 찾아뵙는 것으로 일장을 시작하게 됐다”고 소통을 강조했다.
이에 주 원내대표는 “국민통합을 꼭 이뤄내고, 경제 위기와 안보 위기를 지혜롭게 극복해주길 부탁한다”며 “그 과정에서 우리 바른정당은 국가위기의 극복을 위해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화답했다.
그는 이어 “개인적 경험을 비춰보면 야당과의 소통 이전에 여당과의 소통이 잘 되면 대부분 해결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제가 정무장관실 부활법안을 내놨다. 고려해 달라”고 요청했다.
마지막으로 국회 정의당 대표실을 찾은 문 대통령이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와 면담을 가졌다.
노 대표는 문 대통령에게 "다시 한 번 축하드린다. 촛불의 승리, 온 국민의 승리라고 생각한다"며 "정의당을 찾아주신 첫 번째 대통령이시다. 인상적으로 생각하고 비정상적인 대한민국을 문재인 대통령이 원상회복 시켜달라"며 인사를 전했다.
이어 "많은 국민이 정권교체를 원했다. 성공하지 못한다면 정권교체 바람이 실현되지 못한다. 정말 성공하길 바란다. 우리 국민이 대통령 퇴임 후에도 자랑스러워하는 대통령으로 기억될 수 있게, 하는 모든 일에 국민의 뜻 받들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야당보다 국민 자주 만나라. 심각한 문제를 심각하게만 다룰 게 아니라 야당 정치인과 소주 한 잔 하는 대통령을 국민들이 바랄 거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문 대통령은 "정의당도, 심상정 후보도 최선을 다했는데 위로 말씀 드린다. 심상정 후보와는 어제 위로와 축하를 나누는 통화를 했다. 정의당이 뜻을 이루지 못했지만 가치의 면에서는 많은 부분들을 공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정의당이 요구하는 진보적인 정책을 저나 민주당이 다 받아드릴 수는 없지만 가치에 대해서는 많은 부분을 공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역사를 보더라도 정책적인 연대를 했다"며 "정의당에서도 많이 노력해주시길 부탁한다"고 언급했다.
또 "대통령이 정당 방문한 게 처음이라고 말씀하셨는데 야당 당사나 야당 대표들을 찾아뵙는 게 오늘 하루에 이례적인 행사로 끝나는 것이 아닌 5년 내내 끊임없이 만나 소통하는 그런 자세로 국정에 임하겠다. 특히 안보 남북관계, 한미동맹에 대해서는 수시로 야당과도 정보를 공유하면서 함께 협력해가는, 서로 힘을 모을 수 있는 자세로 국정에 임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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