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탄핵정국, 혼란인가? 전진인가?

김상국 교수 / 기사승인 : 2016-12-04 10:4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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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사태는 뭐라고 딱히 말할 수 없는 부끄러움의 연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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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상국 경희대학교 교수


[데일리매거진/기고=김상국 교수] 요즘 혼란사태는 다른 때의 정치적 경제적 혼란과는 너무 차이가 있는 것 같다. IMF 때야 외환부족 때문이라고 말 할 수 있었고, 4.19 때 또는 그 이후는 부정부패, 독재정권 때문이라고 말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 사태는 뭐라고 딱히 말할 수 없는 부끄러움의 연속이라고 밖에 표현하지 못하겠다. 일국의 대통령이 어떻게 그런 불합리한 개인에게 그런 깊은 영향을 받았는지, 그리고 대통령이 되어서도 그것을 지속했는지는 이해하기 어렵다.


인간적인 아픔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인의 길과 대통령 공인의 길을 전혀 다른 것이다. 그 두 가지는 인간적이라는 말로 이해하기에는 너무 다른 길이다. 그러나 국민으로서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우리 대한민국은 영속적으로 번영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흥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름처럼 냉철하게 분석하는 것도 중요하다. 혹자는 대통령의 탄핵이나 하야는 더 큰 문제를 야기시키고 야당도 준비되어 있지 않으니 곤란하지 않느냐는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옳지 않다. 민주주의의 기본은 책임과 권한을 분명히 하는데 있고, 잘 하는 것은 칭찬하고 잘못하는 것은 그 책임을 묻는데 있다. 여러 가지 곁가지 논리로 은근슬쩍 넘어가는 것은 또 다른 더 큰 혼란만을 미래에 가져올 뿐이다.


또 다른 일각에선 불순세력의 준동을 말하기도 한다. 지난 정부들이 잘못이 발견될 때 끊임없이 써온 세가지 논리가 있다. 첫째는 불순세력, 용공세력의 준동이라는 주장이고, 둘째는 전라도와 경상도의 싸움으로 발전시키는 것이며, 세 번째는 그래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읍소 작전으로 ‘얼마나 어려우면 저렇게 했겠느냐.’는 불쌍한 감정을 일으키는 전략이었다. 지금까지 상당히 잘 먹혀들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그럴지는 알 수 없다.


그러면 본론을 말해 보자. 하야가 좋은지 탄핵이 좋은지는 두고 보도록 하자. 그러나 먼저 생각해야 할 중요한 두가지가 있다 첫째는 박근혜 대통령의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고, 둘째는 국가의 영속적 번영을 위해서는 어떤 “현실적” 대안을 제시하는가이다.


이번 박대통령의 잘못 중 하나는 국가 대통령이라는 최고의 공인이 너무 잘못된 의사결정 과정에 따라 터무니 없는 의사결정을 하였다는 것이고, 다음으로는 사람을 쓰는데 있어 최소한도로라도 올바른 사람을 등용하였어야 하는데 너무도 아닌 사람을 너무도 고집스럽게 썻다는 사실이다. 그것도 자기 주위의 아주 좁은 태두리 내에서만 등용하였다는 것이다.


국회의 반대를 무릅쓰고 하등의 관련도 없는 사람을 해수부 장관으로 임명하였다든가, 그렇게 말 많은 경찰청장과 비서관을 임명했다는 것이 아마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대통령의 거부권은 어머어마한 권한이다. 그런데 그 황소 잡는 칼을 닭도 아닌 병아리를 잡는데 사용한 것이다. 우리나라만큼 인물 많은 나라가 어디 있는가? 또 이런 터무니 없는 사람들이 임명되면 성실하게 열심히 일한 수많은 국가 공복들은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


그러면 혼란이 아니 전진을 위해 다음으로 할 일이 무엇인지가 매우 중요하다. 지금 이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올바른 총리를 임명하는 것이다. 다른 때의 총리와 이번 총리는 매우 다르다. 즉 새로운 총리는 단순한 총리가 아니다. 그분은 지금의 혼란을 국가 백년대계에 맞게 정리하고, 또한 올바른 차기 통수권자가 선출될 수 있도록 공정한 준법활동을 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총리에게는 특별한 조건이 요구된다. 첫째는 공정하게 행동한 사실을 직접 보여준 사람이어야 한다. 둘째는 능력이 검증된 사람이어야 한다. 셋째는 국가를 동서로 남북으로 더 가르지 않고 통합 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을 올바르게 행동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뽑았었다. 그러나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는 경우가 너무 많았다. 물론 그 사람들이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 그래서는 안된다. 기대되는 사람을 뽑아서는 안되고 과거에 그렇게 행동했던 사람을 뽑아야 한다. 나의 선택 기준은 이렇다. 과거 국회의장과 같은 삼부 요인 정도의 높은 지위에 있으면서도 윗사람의 지시가 아닌 자신의 올바른 국가관에 따라 행동하였고, 높은 위치에 있으면서도 파당을 짓거나 자신의 세력을 키우려고 노력하지 않았으며, 동서화합과 남북화합을 위해 진실되게 노력한 사람이어야 한다. 그렇게 행동할 것이라고 기대되는 사람이 아니라 그렇게 행동했던 사람이어야 한다. 그래야만이 국가가 전진할 수 있는 이 절호의 기회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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