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만노동자 매년 3명꼴 사망…지난달 20대 숨진 평택항, 2019년 사망사고 2건

장형익 기자 / 기사승인 : 2021-05-13 17:5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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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착·충돌·추락 사고 60%, 연 120명 부상 절반이 중상
▲ 사진=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비례대표)

 

2019년 3월22일 오후 2시 경기 평택항. 당시 스물한 살이던 정비기사 A씨가 하역장비 정비 작업 중 목숨을 잃었다. 트럭 등에 물건을 싣는 장비(로더)를 정비하던 중 흙, 모래, 석탄 등을 담는 통(버킷)이 아래로 떨어지면서 A씨를 덮쳤다.

넉 달여 뒤인 8월3일 오후 8시쯤 같은 항구에 정박한 배 안에서 노동자 B씨(39)가 사망했다. 배 안에 들여놓은 굴삭기가 움직이면서 굴삭기와 선박 기둥 사이에 B씨 머리가 끼였다. 해당 굴삭기는 안전레버가 작동하지 않았고, 시동레버를 오프에 놓아도 시동이 꺼지지 않는 결함이 있었다.

두 사람이 당한 산업재해는 지난달 22일 컨테이너 날개를 접는 작업을 하다가 갑작스럽게 접힌 날개에 깔려 이선호씨(22)가 숨진 평택항에서 벌어졌다. 두 사건 이후 2년이 지났지만 평택항의 위험한 근무 여건은 달라진 것이 없었다.

동방의 지게차 관련 사고 역시 처음이 아니었다. 2019년에만 4건의 지게차 사고가 존재했다. 사건 대부분이 작업차를 미처 보지 못한 지게차와 근로자 간 추돌 사건이었으며, 다리·허리 골절 등 중증 피해를 입은 사건들도 존재했다.

2010~2019년 ‘항만하역 재해 통계 및 사례’를 보면 지난 10년 동안 산재로 사망한 항만노동자는 33명으로 집계됐다. 부상자는 1193명으로 해마다 3명가량 목숨을 잃고 120명 가까이 다친 셈이다. 실제 사고를 당한 사람은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해당 통계를 작성한 사용자 단체인 항만물류협회는 2017년 항만근로자의 사망자 만인율(노동자 1만명당 사망자 수)을 0.55로 파악한 반면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고용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의 자료에 기반해 1.49로 분석해 3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사고 원인별로는 굴삭기·크레인·컨베이어벨트 같은 장비에 끼여(협착) 숨지거나 다친 노동자 수가 가장 많았다. 항만물류협회는 사고 원인을 2011년부터 분석했는데, 2019년까지 9년 동안 협착으로 인한 사상자는 236명에 달했다.

부딪힘(충돌·191명), 떨어짐(추락·171명) 등의 유형도 많았다. 협회는 “추락, 충돌, 협착이 사고 유형의 59.7%로 전체 재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C씨(57)는 2011년 2월 광양항에서 후진 중인 지게차 바퀴에 오른쪽 다리가 끼였다. 사고 직후 119구급대가 그를 이송했지만 생명을 구하지 못했다.

같은 해 5월 마산항에선 부두에 원목을 하역하던 D씨(44)가 목숨을 잃었다. 원목에 보조와이어를 감은 뒤 신호에 따라 안전한 곳으로 대피했지만, 들어올려진 원목이 떨어지면서 D씨가 대피한 곳까지 날아와 왼쪽 옆구리와 골반을 짓눌렀다. 

 

E씨(53)는 2013년 2월 부산항에서 잡화 선적 작업 중 수신호를 하다가 크레인이 화물을 들어올려 이동하는 것을 보지 못하고 부딪혀 5m 아래로 추락해 사망했다.

사고 원인이 된 사물 유형을 보면 하역 장비·도구, 화물, 본선 설비, 적재물이 매년 절반 가까운 비중을 차지했다. 항만운송사업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하역 장비·도구에는 부두 및 해상 컨테이너 운반용 캐리어, 지게차, 불도저, 기중기(크레인) 등이 포함된다. 화물 유형은 철재, 원목, 컨테이너 등으로 다양했다.

이달 3일 광양항 부두에서 석탄 하역 작업을 하다 사망한 조모씨(38)의 경우 불도저 삽날에 눌렸다. 장비·도구나 화물 자체가 크고 무겁다 보니 노동자들은 목숨을 부지해도 크게 부상을 입었다. 3주 이상 입원해야 하는 중상자 비중이 매년 33~48.2%에 달했다.

전용기 의원은 “무엇이 문제인지 중대재해처벌법부터 다시 살펴보겠다”며 “법 시행 이전 공백기를 보완할 수 있는 방안들이 마련될 수 있도록 조치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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