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 원로배우 '깐부 할아버지' 오영수,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 수상

안정미 기자 / 기사승인 : 2022-01-10 14:2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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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간 국립극단 지키며 40∼60대를 보낸 연극계에서 관록을 인정받는 배우
▲ 사진=한국인 배우 최초로 미국 골든글로브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배우 오영수 [출처/골든글로브 홈페이지]

 

대학로 원로배우 '오징어 게임, 깐부 할아버지' 오영수(78)는 한국시간으로 10일 열린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TV 시리즈-드라마 부문 남우조연상 수상자로 트로피를 안았다.

넷프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 극 중 참가번호 001번, 뇌종양을 앓는 오일남으로 등장한 오영수는 마냥 신난 모습으로 게임을 즐기다가도 사람들이 서로를 죽이려 들자 "그만하라"고 절규하며 깊은 울림을 줬고, 목숨 같은 구슬을 이정재에게 건네며 "우린 깐부잖어"라는 묵직한 대사로 세계인을 사로잡았다.

한 작품 안에서 해맑은 아이 같다가도 연륜이 묻어나는 노인으로 다채로운 연기를 선보인 오영수는 대중에게는 낯설지만 사실 반세기 넘게 연극무대를 지켜온 대학로 터줏대감이다.

1963년 친구를 따라 극단 광장 단원에 들어가면서 연기 인생을 시작했다는 그는 지금까지 '리어왕', '파우스트', '3월의 눈', '흑인 창녀를 위한 고백' 등 200편이 넘는 연극에 출연했다.

1987년부터 2010년까지는 23년간 국립극단을 지키며 40∼60대를 보낸 오영수는 연극계에서 관록을 인정받는 배우로 꼽힌다. 동아연극상 남자연기상, 백상예술대상 남자연기상, 한국연극협회 연기상을 받았다.

TV나 스크린에 나온 그의 얼굴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그를 '스님 전문 배우'로 오해하기도 했다.

드라마 '선덕여왕'(2009)에서는 월천대사, 고(故) 김기덕 감독의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2003)에서는 노스님, 2015년 이동통신사 광고에서는 설현과 함께 나룻배에 탄 스님 등으로 등장했었다.

오영수는 작은 배역의 어린 후배부터 허드렛일하는 막내 스태프까지 누구에게나 점잖은 '신사'로 통한다. 그러면서도 문화계 행사나 인터뷰 등의 자리에 나설 때면 나이 든 배우들이 설 자리가 부족한 연극계 현실과 국립극단의 정체성 위기 등에 대한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어른이기도 하다.

'오징어 게임'의 흥행 이후 치킨 프렌차이즈에서 모델 제의를 받았지만, 작품 속에서 중요한 비중을 지닌 '깐부'라는 대사를 이용해 광고를 찍는 것은 작품 의미를 훼손한다며 완곡히 거절한 사실이 알려져 잔잔한 감동을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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