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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 |
나 사장 취임 이후 탈선사고와 사망사고가 빈번히 발생해서 기관장으로서는 관리개선 노력이 현저히 부족했다는 평가가 내려졌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는 명목상 이유에 지나지 않는다는 정부 안팎의 평가다.
나 사장은 문재인 정부가 임기 말 무더기 임명으로 ‘알박기 인사’ 논란을 부른 공기업·공공기관 사장 중 첫 해임 사례다. 이런 맥락에서 윤석열 정부가 이 같은 인물들에 대한 대규모 솎아내기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그런 인물 중의 하나가 정희수 생명보험협회장이다.
물론 생명보험협회가 국내 생명보험 업계를 대표하는 비영리 사단법인이라 금융당국이 수장(首將) 인사에 개입할 여지는 적다. 하지만 금융기관이 정부 정책의 영향을 벗어날 수 없는 노릇이기에 이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더욱이 정희수 협회장의 최근 몇 년간의 행적을 보면 윤 정부가 곧 그를 내칠 것이라는 조심스런 전망이 나온다.
정 협회장은 2017년 4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선대위의 '통합정부추진위원회' 자문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임명되었다. 이어 이듬해 12월 13일 보험연수원장에 취임하였다. 문 정부 출범에 공을 세웠기에 나름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된 것이다. 이어 2020년 12월에 제 35대 생명보험협회장이라는 자리까지 꿰차게 된 것이다.
정 협회장은 원래 민주당 계열 정권과는 거리가 있다.
그는 이덕모 당선자의 당선 무효로 치러진 2005년 재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경상북도 영천시 선거구에 출마하여 열린우리당 정동윤 후보를 꺾고 당선되었다. 2008년 제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같은 선거구에 출마하여 당선되었다. 이후 한나라당에서 원내부대표, 경상북도당 위원장, 제1사무부총장, 사무총장 직무대행, 전당대회 준비위원장 등을 역임하였다.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같은 선거구에 출마하여 당선되었다. 2014년 6월부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였다.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영천시의 인구가 하한선에 미달하면서 영천시·청도군으로 선거구가 조정되었다. 새누리당 경선에서 이만희에게 밀려 고배를 마셨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당하자 재빨리 민주당으로 배를 갈아탔다
정 협회장의 2005년 정계 입문 당시,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가 적극적으로 유세를 도왔다고 한다. 숙식에 관해 까다롭다고 소문난 박 대표가 민박까지 하면서 지원유세를 벌인 것을 두고 이례적이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이 때문에 그 옛 지역구에서는 그를 두고 ‘배신자’라고 규정짓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의 고향인 영천시 신녕면에서조차 그를 배척하는 분위기다.
한 정치권 인사는 “정희수 협회장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무소속 출마로 저울질했으나 막판에 불출마로 했다”며 “배신자라는 프레임에서 못 벗어났기 때문이다”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정치권 인사는 “윤 정부 출범 이후 여권 일각에서 그의 퇴진을 종용했으나 그는 단순에 이를 거절했다”고 귀띔했다.
생명보험업계는 그가 퇴진이라는 용단을 내려야 한다는 주문하는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형생보사 고위 임원은 5일 “금융당국이 보험사 등 비은행권에 입출금 계좌 발급 권한을 주는 등 은행의 일부 업무를 허용, 은행과 비은행권 간 경쟁을 촉진한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며 “ 정희수 협회장의 자리 보전 욕심이 이를 가로막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문재인 정부가 낙하산 사 인사가 수장을 맡고 있는 업계 이해관계를 현 정부가 귀 담아 듣지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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