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조원 규모의 추경…주말 새벽, 민주당 단독 기습처리

이재만 기자 / 기사승인 : 2022-02-19 11:4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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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대선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더는 추경 의결을 늦추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

▲ 사진=더불어민주당 예결위원들 18일 추경안 처리 촉구 [제공/연합뉴스]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을 위한 14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이 주말인 19일 새벽 2시 무렵 더불어민주당 단독 기습처리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문턱을 넘었다.

민주당은 지난 18일 추경안 처리를 위한 예결특위가 정회되자, 오후 5시 무렵 예결위 회의장에 모여 국민의힘 소속인 이종배 예결위원장에게 회의 속개를 요구하는 농성에 돌입했다.

민주당 예결위원들은 오후 10시께 위원장실을 재방문해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이종배 예결위원장과 민주당 의원 간 실랑이도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예결위 전체회의장으로 복귀한 민주당 예결위원들은 자정을 넘기면서 전체회의가 자동산회되자 재소집을 요청했다. 국민의힘은 재소집 요청을 거부하고, 주말인 이날 오후 4시 예결위 전체회의를 요구하는 것으로 '맞불'을 놨다.

민주당은 '위원장이 회의를 거부·기피할 경우, 위원장이 속하지 않은 교섭단체 간사가 위원장 직무를 대행할 수 있다'는 국회법 제50조 조항을 들어 '사회권 행사'에 나섰다.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추경안 처리로 가닥을 잡았고 송영길 대표 등 지도부와도 협의를 거쳐 단독처리 방침을 확정했다.

예결위 회의장을 지키던 농성조에 의원회관 대기조까지 합류한 가운데 민주당은 19일 오전 2시 8분에 예결위 회의를 소집하고 7분 만에 정부 추경안을 통과시켰다.

민주당이 굳이 새벽 단독처리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는 여론이 많지 않은 틈새를 파고든 셈이다.

추경안이 기습처리된 상황을 뒤늦게 인지한 국민의힘은 당황한 기색이 엿보였다.

원내지도부와 예결위 간사인 류성걸 의원은 윤석열 대선후보 지원 유세를 위해 국회를 비우고 지역에 내려온 상황이었다. 국민의힘은 당초 여야 간사들의 주말 회동을 거쳐 합의점을 모색해보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현 원내대표는 새벽에 전화로 상황을 보고 받은 뒤, 국민의힘 예결위 차원 기자회견을 열도록 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야당의 반발을 감수하면서까지 민주당이 기습처리를 강행한 데에는, 3·9 대선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더는 추경 의결을 늦추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을 내세워 정부에 유례없는 1월 추경 편성을 압박했던 민주당은 대선 전에 추경이 처리되지 못할 경우 정치적 부담을 져야 하는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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