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경마식 여론조사 결과 보도, 이대로 괜찮은가?

윤병수 박사 기자 / 기사승인 : 2021-08-04 07:5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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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인물만 대상으로 한 양강 구도 설정, 1:1 가상 구도 등 흥미 위주 보도가 주를 이룬다.
-정보 부족으로 유권자들이 과연 공정하고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을지 강한 의문
▲사진=윤병수(행정학 박사)/한국개발전략연구소(KDS) 초빙연구위원 前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교수
 내년 3월 차기 대선이 8개월도 채 남지 않은 요즘 언론의 관심도가 차기 대선에 쏠리면서 선거 관련 여론조사 보도가 부쩍 늘고 있다. 최근 보도들을 보면, 이재명 경기지사, 윤석열 전 검찰총장, 이낙연 전 총리가 차기 대선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다. 언론보도의 제목들을 보면 세 후보의 지지율과 함께 1위, 2위, 3위 등 순위를 매겨놓은 보도가 대부분이다. 특정 후보, 특정 인물만을 대상으로 한 양강 구도 설정, 1:1 가상 구도 등 흥미 위주의 보도가 주를 이룬다. 몇몇 인기 있는 후보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만 전달해 다른 차기 대선 후보에 대한 정보 부족으로 유권자들이 과연 공정하고 합리적인 선택을 할 수 있을지 강한 의문이 든다. 

 

 몇몇 대선 후보 간 경쟁에 초점을 맞춰 순위를 매기는 ‘경마식 선거’ 보도는 다른 후보 주자들에 대한 정보 역차별로 나타나 그들이 자신의 정책과 비전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상실된다는데 문제가 있다. 여론조사 기법도 문제이다. 대부분의 여론조사인 ARS(Automatic Response System)조사방식은 대표성 있는 표본 추출이 쉽지 않고 응답도 부실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여론조사에 대한 신뢰가 어렵다. 질문문항 등 조사방법에 따라 결과 또한 천차만별이어서 여론조사에 대한 신뢰성 논란은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보도 행태는 미국 대선에서도 마찬가지였고, 결국 여론조사는 2016년 트럼프 당선을 예측하지 못했다. 

 

  지금은 미디어화(Mediatization) 시대다. 유권자들은 선거 정보 대부분을 언론의 선거보도를 통해 획득하며, 선거 정보는 정당, 후보자, 이슈에 대한 유권자의 정치적 판단의 토대로 작용한다. 언론학자들은 여론조사 보도의 주목적이 당선자 예측에 그치지 않고 유권자의 합리적 선택을 돕는 정보 제공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후보별 미디어 노출이나 보도량의 불평등, 여론조사의 편향 유도 질문 문항, 주관적이고 편파적인 용어 사용, 특정 후보만을 겨냥한 뉴스 보도 등 양적, 질적 불평등을 제거해야 할 것이다. 

 

 ‘누가 당선될 것인가?’에만 주목할 것이 아니라 공정한 선거 과정에 주목하고, 유권자들이  선거 결과 후의 자신의 삶과 사회적, 국가적 전망과 변화를 예측하고 고려해 국가 지도자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야한다. 유권자들이 부족한 정보로 인한 잘못된 판단을 하지 않도록 대선후보의 자질과 비전, 정책과 경륜, 청렴성과 도덕성 등에 대하여 국민들이 스스로 검증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어야한다. 

 

 유권자에 미치는 미디어의 힘은 막강하다, 언론은 흥미 위주의 지지율 보여주기에만 집착하지 말고 유권자 여론을 보다 입체적으로 보여 줄 수 있도록 다양한 여론 조사항목을 추가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유권자가 각 후보자의 투명성, 사회적 가치관, 올바른 정책판단에 필요한 경험과 능력, 국가운영에 대한 정치철학과 비전에 대해 제대로 알고 주권자로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각 후보에 대한 공정하고 세심한 기획보도 또한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의 저널리즘 선진화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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