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매거진=배정전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퇴임 후 서울 강남의 마지막 알짜배기 땅으로 통하는 서울 서초구 내곡동에 사저를 마련키로 하고 지난 5월 부지를 매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청와대는 지난해 말 국회에서 받은 논현동 경호시설 부지 매입 예산 40억원을 전용하면서 국회에 신고하지 않은 채 내곡동에 부지를 매입했다. 특히 매입자로는 등기된 아들 이시형(34)씨의 자금 출처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아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 9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들을 만난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퇴임 후 논현동 자택으로 가려고 경호시설 건립을 위해 부지 구입을 추진했지만 비용 문제와 안전 면에서 불가능해 대체 부지를 구입했다"고 설명했다. 내곡동 부지는 2605㎡ 규모로 이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와 대통령실이 함께 구입했다. 시형씨는 사저용 부지 몫(463㎡)으로 11억2000만원을, 대통령실은 경호시설용 부지 몫(2141㎡)으로 42억8000만원을 각각 부담했다.
대통령실은 사저용 부지를 이 대통령이 아닌 시형씨가 매입한 이유를 "사저라는 특성상 건축과정에서 발생할 보안 및 경호안전 문제를 고려할 수 밖에 없었다. 대통령이 매입자로 알려지면 호가가 두세 배 높아져 부지 구입에 어려움이 있었던 전례가 있다"면서 "건물 신축 시에 납세 등 법적절차를 거쳐 대통령께서 다시 매이한 후 공개할 예정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시형씨의 사저 부지 구입비용 11억2000만원 가운데 6억원은 김윤옥 여사 명의의 논현동 자택 부지를 담보로 시형씨가 농협 청와대지점에서 대출받았고, 나머지 5억2000만원은 친척들로부터 빌렸다"고 설명하며 불법증여와 명의신탁 의혹을 해명했다. 전체 부지 중 일부가 시형씨와 대통령실 공유지분의 형태로 돼 있는 것과 관련해 "총 9개 필지 중 3개 필지에 있는 건축물로 인해 지적 분할이 곤란해 건축물 철거 후 지적 분할키로 하고 매매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박정하 대변인은 이 대통령도 내곡동 부지에 가봤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민주당 이용섭 대변인은 "직장생활 3년차인 시형씨가 무슨 돈으로 부지를 구입했느냐"며 "대통령 아들이 대통령실과 개발 가능성이 높은 땅을 사들인 데 국민은 의아해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저작권자ⓒ 데일리매거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