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민정수석 정진영씨… 탈세 혐의자 변호 논란

배정전 / 기사승인 : 2011-08-20 13: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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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TK… 법무장관과 동향·동문

수석.jpg[데일리매거진=배정전 기자] 이명박 대통령이 19일 공석 중인 청와대 민정수석에 정진영 김&장법률사무소 변호사(52·사진)를 내정했다. 정 내정자는 대구 출신으로 사법시험 23회에 합격한 뒤 제주지검장, 창원지검장, 서울서부지검장 등을 지냈다. 정 변호사가 내정된 것은 전임인 권재진 법무부 장관이 국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하기 위해 지난 5일 사의를 표명한 지 보름 만이다. 이 대통령은 중앙아시아 순방(21~26일)을 앞두고 정 변호사를 청와대로 불러 1시간가량 면접을 한 뒤 결심을 굳히고 발표를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민정수석 후보로 정 변호사와 김회선 전 국가정보원 2차장을 함께 검토해오다 오늘 정 변호사로 최종 낙점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정 내정자는 지난해 7월 퇴임한 뒤 대형 로펌인 김&장에서 1년여 일했기 때문에 ‘전관예우’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특히 수천억원대 탈세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선박왕’ 권혁 시도상선 회장 사건을 맡아 거액의 수임료를 받았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김&장에서 6명의 변호사가 공동으로 변론을 맡았을 뿐,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시도상선 측은 “정 내정자에게 별도 수임료를 준 적은 없고, 사건을 맡은 변호사들에게 모두 합쳐 3억원가량 지불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형 로펌 근무경력에 탈세 혐의자 변호까지 겹친 인사를 청와대 민정수석에 내정한 데 대한 논란이 예상된다. 청와대 수석은 대통령의 참모인 만큼 국회 인사청문 절차가 필요하지 않지만 야당이 곱게 볼 리 만무하다.

이처럼 ‘약점투성이’인 정 내정자를 이 대통령이 낙점한 것은 그가 대구·경북(TK) 인맥이라는 점과 떼어놓고 생각하기 어렵다. 그는 권재진 법무부 장관과 같은 대구 출신에, 권 장관의 경북고·서울대 법대 직계 후배다. 검찰 재직 중 ‘검찰 내 TK 좌장’으로 불리기도 했다. 정 내정자는 한상대 검찰총장과는 사법연수원 13기 동기생으로 인연을 맺고 있다.

결국 임기 말에 들어선 이 대통령이 자신과 동향(TK)을 법무장관·민정수석·서울중앙지검장(최교일)에, 동문(고려대)을 검찰총장에 기용함으로써 ‘친위 사각편대’를 구축한 셈이다. 실제 박정하 대변인도 정진영 내정자 인선 배경을 발표하면서 “법무부·검찰·감사원 등 관계기관과 유기적 협조체제를 구축하며, 원활한 소통을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 내정자는 인선 과정에서 민정수석직에 대한 의지를 적극적으로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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