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애써 키운 튤립꽃을 농민들이 갈아 엎고 있다. [제공=신안군]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각 지방자치단체가 해마다 펼치고 있는 봄 축제가 줄줄이 취소됐다.
먼저 전남 신안군이 튤립축제를 위해 정성껏 키운 100만송이 튤립꽃을 제거했다.
동양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신안 임자도 대광해변 옆 튤립 단지 내에 최근 형형색색의 튤립꽃이 만개, 해변을 아름답게 물들였지만, 신안군과 주민들은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높다고 판단 축제를 취소한 데 이어 8일 꽃을 잘라버렸다.
꽃을 보기 위해 관광객들이 몰려들까 봐 내년을 기약하며 아쉽지만, 선제 조처를 한 것이다.
튤립축제는 대광해변의 백사장(12km)과 100만송이 튤립, 유채꽃 등 다양한 봄꽃이 어우러진 명실상부 우리나라 대표 섬 꽃 축제다.
12번째 축제를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이 측제는 작년에는 5만여명이 다녀가 신안군에서 개최한 단일 축제로는 제일 많은 관광객이 몰렸다.
신안군은 지난해 10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제8회 세계 튤립대표자회의에서 세계 튤립발전의 공로를 인정받아 WTS((World Tulip Summit)로부터 표창을 받기도 했다.
신안군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주민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튤립 꽃을 제거하게 됐다"며 "더욱더 알차게 준비해서 내년에 관광객을 맞이하겠다"고 밝혔다.
구리 유채꽃 축제도 취소
![]() |
▲ 구리 한강변 유채꽃밭도 갈아엎고 있다. [제공=구리시] |
구리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고강도 거리 두기'에 동참하고자 이같이 결정했다.
구리시는 매년 봄 한강공원에서 유채꽃 축제를, 가을에는 코스모스 축제를 열었다. 이를 위해 한강 변 최대인 40만㎡ 규모의 유채꽃과 코스모스 단지를 조성했다.
다만 올해 유채꽃 단지는 예정대로 조성하고 시내 시민·사회단체가 유채밭을 관리·운영하며, 유채를 활용한 김치, 나물, 전 등 반찬을 만들어 취약계층에 전달할 예정이다.
그러나 시민들이 몰려올 것을 우려, 구리시는 '고강도 거리 두기'의 하나로 한강공원 주차장을 폐쇄하고 그늘막 텐트와 돗자리 설치 등을 금지했다.
또 전북 김제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다음 달 열기로 했던 '2020 지평선 추억의 보리밭축제'를 취소하기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이 축제는 김제 진봉면 망해사 인근 1400ha의 평야를 파랗게 물들인 청보리밭을 거닐며 추억을 되새기는 행사다. 애초 다음 달 2일부터 4일까지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가 진정되지 않아 결국 취소됐다.
전북 고창군 청보리밭 축제 추진위원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올해 축제를 취소했다.
당초 축제는 여의도 면적 4.8배에 해당하는 1408㏊에 조성한 유채꽃이 만개할 무렵인 이달 18일부터 5월 10일까지 열릴 예정이었다. 축제 추진위는 개최 시기를 5월로 잠정 연기했으나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지 않자 취소를 결정했다.
부산시농업기술센터도 낙동강 유채꽃 축제 장소인 대저생태공원 76만㎡ 유채꽃 경관 단지를 트랙터로 갈아엎었다.
시민들은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형편이 그러니 이해한다는 표정들이었다.
[저작권자ⓒ 데일리매거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