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IN] 오승환 MVP 사퇴 발언, 최형우에게 유리할까?

장병문 / 기사승인 : 2011-11-04 14:3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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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의 후배 밀어주기' 오히려 윤석민에게 득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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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매거진=장병문 기자] 결론부터 말하자면, 오승환의 최우수선수상(MVP) 후보 사퇴 선언은 최형우가 아닌 윤석민에게 유리한 상황이 됐다. MVP 후보는 개인적인 바람으로 사퇴할 수 있는 게 아니다. 팀 내 경쟁을 피하기 위해 후배를 위한 선의가 오히려 논란과 지지율 하락이 된 꼴이 됐다.

오승환은 3일 삼성 구단을 통해 "팀 후배 최형우를 밀어주기 위해 MVP 후보 경쟁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MVP는 한 해 동안의 성적을 바탕으로 선정하는 것이다. 정치권에서 자신의 표를 몰아주기 위해 사퇴하는 사례가 있지만 MVP 투표는 선거가 아니다. 오승환이 올 시즌 남긴 기록이 남아 있고 이를 평가하는 것도 유효하다. 오승환의 후배 사랑은 아무런 효과를 보지 못하고 '표 밀어주기'라는 오점만을 남기고 말았다.

앞서 MVP는 오승환, 윤석민, 최형우, 이대호 등 4파전으로 흐르는 양상이었다.

오승환은 올시즌 최고의 마무리투수로 부활했고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프리미엄까지 갖고 있다. 오승환은 올 시즌 1승 47세이브를 거두며 0.63의 자책점을 기록했고 최연소 200세이브, 25경기 연속세이브, 프로야구 최초 무패 구원왕이라는 신기록을 세웠다. 여기에 역대 한국시리즈 최다세이브를 달성하면서 유력한 MVP 후보로 꼽혔다.

윤석민 역시 빼어난 활약을 했다. 윤석민은 올 시즌 다승(17승) 평균자책점(2.45) 탈삼진(178개) 승률(0.773) 부문에서 1위에 올라 선발투수로는 독보적인 활약을 펼쳤다. 특히 선동열 이후 20년 만에 투수 4관왕에 올랐기 때문에 오승환과 함께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형우는 홈런(30개) 타점(118개) 장타율(0.617) 1위로 방출 선수 신화를 썼고, 지난해 타격 7관왕이었던 이대호 역시 타율(0.357) 최다안타(176개) 출루율(0.433) 1위로 MVP 후보로 떠올랐다. 하지만 최형우와 이대호는 각 부문을 나눠 갖는 양상을 보여 MVP 선정으로는 강렬함을 주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오승환의 양보는 윤석민에게 득이 됐다고 할 수 있다. 오승환에게 쏠릴 표가 최형우에게 간다면 정당하다는 평가를 받지 못하게 된다. 결론적으로 오승환의 표는 오승환에게 가겠지만 이번 발언으로 자신의 표까지 깎아 먹은 셈이다. 여론은 수상에 대한 욕심이 없는 오승환보다는 윤석민에게 표를 던지는 분위기로 흐르고 있다.

오는 7일 펼쳐질 MVP 선정에서 오승환의 최형우 밀어주기가 어떻게 작용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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