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인택, 경질 앞두고 대통령과 40분 독대

배정전 / 기사승인 : 2011-08-31 12: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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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새선 등 요구...통일정책특보로 자리 이동

현인택.jpg[데일리매거진=배정전 기자]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30일 오후 개각 발표 직전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40분가량 독대했다. 이명박 대선 후보 캠프에 참여했던 현 장관은 2009년 2월부터 2년6개월간 장관으로 재직했다. 현 장관은 대북문제에서 북한 인권 개선을 요구하는 등 원칙론을 펴 왔다. 북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등 잇따른 도발에 맞서 정부가 취한 각종 대북 압박정책이 그의 손을 거쳤다. 이 때문에 북한은 현 장관을 "반(反)공화국 대결 정책 고안자" "반통일 대결 분자" 라고 비난하며 "현인택 교체 없이 남북 대화는 없다"고 주장해왔다. 대북정책의 변화를 요구해온 야권 역시 지난 29일 국회에 현 장관 해임건의안을 내기도 했다.

작년 여름부터 개각 때마다 그의 교체 여부를 놓고 여권에서도 논란이 벌어졌다. 임태희 대통령실장 등 대북 대화파는 현 장관을 교체해 남북관계의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최근에는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와 상당수 여당 의원이 여기에 가세했다. 홍 대표는 자신이 올 추석 이산가족 상봉 필요성을 언급한 데 대해 통일부가 즉각 "계획이 없다"고 반박하고, 야당과 협상하기 위해 완화된 북한인권법안을 새로 만든 것에 대해서도 현 장관이 반대 입장을 밝히자 공개적으로 그의 경질을 요구했다. 그간 안팎의 잇따른 현 장관 교체 요구를 물리쳤던 이 대통령도 결국 이번 개각에서 통일부 장관을 바꿨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야당이나 북한의 압력보다는 여권 내부 압력이 더 크게 작용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현 장관 교체를 놓고 막판까지 고심했다고 한다. 그의 경질이 북한은 물론 국내적으로도 대북정책의 근본적 변화로 해석되는 것을 염려했다는 것이다. 현 장관을 대통령 통일정책특보로 바로 임명한 것도 이런 안팎의 시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현 장관은 이날 대통령과 나눈 대화 내용에 대해 함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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