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한국의 대외 기여, 내 기대에 못 미칠 때도"

배정전 / 기사승인 : 2011-08-13 09: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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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매거진=배정전 기자] 공식 방한 중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12일 서울 세종로 외교통상부를 찾아 “한국 위상이 점점 올라가는 것을 뿌듯하게 생각하면서도 제 기대엔 ‘이게 아니다’할 때도 있다”며 “‘글로벌 코리아’의 기치를 좀 더 올리려면 시야를 바깥으로 돌리고 우리가 가진 사랑과 재원을 전 세계에 어려운 사람들에게 기부하는 정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아이티에 지진이 났을 때 우리나라가 제 기대에 못 미치는 (지원) 액수를 (아이티에) 배정했다는 얘기를 듣고 이명박 대통령께 전화를 걸었다”며 “아주 어렵게 어느 나라는 얼마를 하고, 어느 나라는 얼마를 한다고 얘기를 꺼냈고 이 대통령이 ‘내가 생각해도 좀 적은 것 같아’ 그러시더니 (원래 금액의) 10배가 나왔다”고 했다. 당시 우리 정부는 아이티 지원에 1250만 달러를 기부했다. 반 총장은 “그래서 제가 (주유엔) 일본대사를 불러 한일 간 경제 격차를 볼 때 한국이 이만큼 하는데 일본이 이렇게 하면 일본 사람 자존심도 없느냐고 했다”며 “다시 또 몇천만 달러가 나왔다”고 했다.

반 총장은 또 “저를 유엔 사무총장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지만 한국 사람으로 보는 수도 많다”며 “부담을 상당히 느낀다”고 했다. 이어 “한국이 소말리아에 500만 달러를 금방 지원해 줄 때 제가 너무나 기뻐서 전 세계에 ‘한국 정부가 긴급 자금을 지원했다’고 선전 아닌 선전을 했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제가 하는 일이 못 살고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는 것인데, 이것이 여유 있을 때 해도 좋지만, 여유 없을 때 하는 것이 더 아름답고 소중하다”며 “이 대통령께서 나눔 외교, 지원 외교를 말씀하신 것은 아주 좋은 계기로 이런 움직임이 계속되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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