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라파엘 나달(25·스페인)과 '황태자' 노박 조코비치(24·세르비아)가 윔블던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격돌한다.
나달은 2일(한국시간)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준결승에서 '영국의 희망' 앤디 머레이(24)를 3-1(5-7 6-2 6-2 6-4)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2008년과 지난해 윔블던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나달은 통산 세 번째 윔블던 우승에 1승만을 남겼다. 윔블던 연승 행진도 '20연승'으로 늘렸다.
1세트를 머레이에 내준 나달은 2세트 게임스코어 2-2로 맞선 상황에서 내리 3게임을 따내 머레이의 기를 죽였고, 이내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머레이의 서브게임을 브레이크하며 기분좋게 3세트를 시작한 나달은 게임스코어 3-2로 앞선 상황에서 연달아 3게임을 가져와 승부를 뒤집었다. 이후 큰 위기없이 4세트까지 이겨 승부를 결정지었다.
영국 선수들 가운데 가장 좋은 실력을 자랑해 '영국의 희망'이라 불리고 있는 머레이는 4강의 벽을 넘지 못하며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을 다음으로 미뤘다. 영국은 1936년 프레드 페리 이후 메이저대회 단식 우승자를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통산 11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에 바짝 다가섰지만 나달은 마냥 웃을 수는 없었다. 조코비치에게 세계랭킹 1위 자리를 내줘야했다.
조코비치는 앞서 열린 단식 준결승에서 세계랭킹 19위 조 윌프리드 총가(26·프랑스)를 3-1(7-6<4> 6-2 6<9>-7 6-3)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2008년과 올해 호주오픈에서 우승한 것이 메이저대회 우승 경험의 전부인 조코비치는 윔블던에서는 처음으로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생애 첫 윔블던 결승 진출을 일궈낸 조코비치는 결승 결과에 관계없이 세계랭킹 1위로 올라섰다.
조코비치는 올 시즌 프랑스오픈 4강에서 '황제' 로저 페더러(30·스위스)에 패하기 전까지 개막 후 41연승 행진을 행진을 벌이는 등 이번 윔블던 준결승까지 47승1패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둬 세계랭킹 1위 자리까지 꿰찼다.
페더러나 나달이 아닌 다른 선수가 세계랭킹 1위에 오른 것은 2004년 2월 이후 7년5개월만이다.
조코비치와 나달의 상대전적에서는 나달이 16승11패로 앞서있다.
지난해 두 차례 맞대결에서는 조코비치가 모두 패했지만 올해에는 조코비치가 4번의 맞대결을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잔디코트에서는 2007년 윔블던, 2008년 런던에서 열린 대회에서 두 번 맞붙었는데 모두 나달이 승리했다.
나달은 "조코비치와 대결하는 것은 늘 힘들다. 올해 조코비치는 환상적인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 조코비치는 올해 한 차례 졌지만 나는 4번이나 조코비치에게 졌다"라며 "아주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다. 그러나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경계했다.
조코비치는 "늘 윔블던 결승에서 플레이하는 모습을 꿈꿔왔다"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세계랭킹 1위에 오른 것에 대해서는 "나달과 페더러 모두 놀랍도록 꾸준한 모습을 보여 최근 몇 년 동안 남자 테니스를 지배했다. 세계랭킹 1위가 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라며 "7개월 동안 단 한 번만 지고서 세계랭킹 1위가 됐다"고 말했다.
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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