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데일리매거진DB
[데일리매거진=김영훈 기자]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 대표직에서 물러난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가 거론되고 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안 전 대표가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할지를 두고 여러 말들이 쏟아지고 있다. 안 전 대표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을 통합시키고 2선으로 물러나 평당원 신분으로 전환됐지만 지금까지 '당이 원하는 역할을 마다치 않겠다'는 의사를 수차례 강조한 만큼 곧 다가오는 6ㆍ13 지방선거를 두고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앞서 지난 27일 안 전 대표는 정국 구상 겸 휴식을 취하기 위해 유럽(네덜란드로) 출국했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안 전 대표의 휴식이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위한 준비로 해석하고 있다.
안 전 대표는 지난 2월 14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서울시장 출마 여부를 묻는 말에 "숨을 돌리고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일정 시간 휴식을 취하면서 향후 행보에 대한 생각을 정리한 뒤 입장을 밝히겠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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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공동대표 "안 前 대표가 결심할 문제"
바른미래당 내에선 안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 요구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안 전 대표의 높은 인지도가 박원순 서울 시장을 이번 선거에서 밀어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바른미래당의 창당을 함께 주도한 유승민 공동대표는 지난 13일 출범대회 이후 기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안 전 대표의 서울시장 선거 출마 가능성과 관련해 "안 전 대표가 결심할 문제"라며 "너무 늦어지면 안 되니 본인이 결심을 최대한 빨리해야 한다"고 안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를 우회적으로 압박했다.
박주선 공동대표도 안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 "현재로선 가능성이 50%는 넘었다고 본다"며 "우리당의 큰 자산인 만큼, 당을 위해 필요한 역할이 주어진다면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거들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도 20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안 전 대표는 어디든 나올 자세가 되어 있다"며 "안 전 대표는 당을 살릴 수 있는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이기 때문에 서울시장에 반드시 출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은 27일 YTN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개인적으로는 나서시면 조심스럽지만 당선될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에 사람들을 만나 뵈면 한국당을 찍기는 그렇고, 밀기는 그렇고. 그렇다고 문재인 정부 체제의 여러 가지 부분들에 대해서 사실 열혈 지지층을 제외하곤 비판적인 목소리가 꽤 많이 나온다"며 "그런 목소리를 담아낼 만한 어떤 구심점이 없다는 이야기들을 많이 하시기 때문에 저는 나서시면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만약 안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 의지를 굳히면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정면 대결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안 전 대표 측근들 사이에서는 안철수 대 박원순 구도가 완성되면 양보론으로 최소 5% 이상 득표율을 올리 수 있을 거란 기대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박 시장 측에서는 "서울시장을 결정하는 건 오직 시민"이라며 "절대 그럴 일 없다"고 일축하고 있다.
현재 박 시장의 소속정당이자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서울시장에 당내 어느 후보가 나와도 안 전 대표를 이길 수 있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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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전 대표의 출마 ) 이런 정국 하에서 출마한다면 저는 대단한 용기"
민주당 서울시당위원장인 안규백 최고위원은 YTN 라디오에 나와 안 전 대표의 출마 가능성에 대해 "이런 정국 하에서 출마한다면 저는 대단한 용기라고 생각한다"며 "한마디로 우리 당하고 용호상박은 안 된다"고 지적했다.
안 최고위원은 "(안 전 대표가 박 시장의) 라이벌이라고 말씀하셨는데, 라이벌이라는 것이 서로 간에 앞서거니 뒤서거니 해야 라이벌이 아니겠나. 그런데 연휴 전날 여론조사를 보니 서너 배 이상 차이가 나더라. 우리 당의 어떤 후보가 나오더라도 능히 그 분(안 전 대표)을 이길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자신했다.
이어 그는 "역대 지방선거의 패턴을 보면 선거 후 총선을 준비하면서 정계개편이 일어나는 일이 많았다"며 "지금 야당에 있는 분들 중 지방선거가 끝나면 당을 옮기는 정계개편의 대하드라마가 펼쳐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렇듯 현재로선 안 전 대표가 서울시장에 당선되기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대통령 국정 지지도와 여당 지지도가 우세한 상황에서, 민주당 후보 지지율은 야당 후보를 앞지르고 있다.
SBS가 여론조사기관 '칸타 퍼블릭'에 의뢰해 18일 발표한 서울시장 선거 후보 선호도 조사결과(2월11~14일 만19세 이상 남녀 807명 대상 조사실시,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4%p,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여야를 막론하고 차기 서울시장 후보 선호도는 박원순 현 시장이 30.8%로 가장 높았다.
안철수 전 대표(8.2%)는 박 시장·오세훈 전 시장(10.4%)·황교안 전 총리(9.0%)에 이어 4위에 그쳤다.
게다가 지난해 5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치러지는 첫 지방선거 구도에서 안 전 대표가 떠안아야 하는 리스크도 적지 않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하면 안 전 대표는 정치적 입지 축소를 피하기 어렵게 된다.
한편, 안 전 대표는 당분간 휴식기를 통해 정국구상에 나설 방침이지만 향후 행보에 있어 주변의 의견을 수렴하고 당 지도부와 의견을 교환한 뒤 3월 중순쯤 본인의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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