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베 "한미군사훈련 예정대로"…文 통령 "내정에 관한 문제" 불쾌감

이상은 / 기사승인 : 2018-02-10 19:4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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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정상회담서 한미군사훈련 연기 문제 놓고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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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문재인 대통령이 평창올림픽 개막식이 열리는 9일 오후 강원도 용평 블리스힐스테이에서 열린 올림픽 개회식 리셉션에서 일본 아베 신조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오른쪽은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 [제공/연합뉴스]


[데일리매거진=이상은 기자] 한일 정상이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한미 합동군사훈련 실시문제를 놓고 충돌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9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연기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한미 군사훈련은 예정대로 진행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청와대 고위관계자가 10일 밝혔다.


아베 총리는 "올림픽 이후가 고비다.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진지한 의사와 구체적인 행동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한 것으로 고위관계자가 전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아베 총리의 말씀은 북한의 비핵화가 진전될 때까지 한미 군사훈련을 연기하지 말라는 말로 이해한다. 그러나 이 문제는 우리의 주권의 문제고, 내정에 관한 문제"라고 반박했다.


또한 덧붙여 "총리께서 이 문제를 직접 거론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일본이 한미 연합훈련의 당사국이 아닌 데도 불구하고 아베 총리가 우리군의 훈련 재개를 대통령 면전에서 요구하자 문 대통령이 강도 높게 이를 내정 간섭으로 간주하고 불쾌감을 표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같은 아베 총리의 발언은 이미 방한 전부터 일본 언론을 통해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 후 조속히 한미 군사훈련을 실시해달라는 요청을 문 대통령에게 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된 바 있었다.

미국과 유엔, 국제사회가 강도 높은 대북 제재·압박을 지속하기를 바라는 아베 총리와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한반도 정세를 대화국면으로 이끌어가려는 문 대통령의 구상이 배치되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 된다.


아베의 이같은 발언이 알려 지면서 우리 정치권도 비판에 가세했다. 우선 여권에서는"내정간섭적 말"이라며 "이에 대해서 분노를 느껴야 한다"(더불어민주당 이석현 의원)는 불만이 나오기도 했다.


한미는 평창 올림픽과 패럴림픽 기간동안 긴장 완화를 위해 키리졸브, 폴이글 등 한미 훈련을 실시하지 않고 평창 올림픽 이후인 4월에 실시될 것으로 알려졌지만, 구체적인 날짜를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이 강도 높게 아베 총리의 발언을 내정 간섭으로 간주하고 불쾌감을 표시한 이후에도 한일 정상은 위안부 합의 문제를 놓고 또다시 정상간의 냉랭한 기류가 흘렀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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