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박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민중총궐기 17차 범국민행동의 날 집회에 참석했다. [사진=배정전 기자]
[데일리매거진=소태영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과 특검 연장, 탄핵 인용 등을 촉구하는 광화문광장 촛불집회가 2월의 마지막 토요일인 25일 또다시 주최 측 추산 100만명의 참가자를 기록했다.
민주노총과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노동자·농민·빈민·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25일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박근혜정권 4년, 너희들의 세상은 끝났다'를 제목으로 집회를 열었다.
지난해 10월부터 매주 이어진 촛불집회의 사전행사 격인 이 집회에서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지금 대한민국에는 촛불과 태극기의 싸움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정의의 촛불이 범죄자를 몰아내는 투쟁이 진행되고 있다"며 "박근혜·재벌총수 구속과 헬조선 타파가 역사의 과제이자 촛불의 명령"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헌법재판소가 박 대통령을 즉각 탄핵해야 하며 '박근혜정부 최순실 국정농단'을 수사하는 특검은 반드시 연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본행사 이후 오후 8시부터는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이 이어졌다.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촛불과 횃불을 들고 청와대로 향하며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촉구했다.
▲제14차 탄핵기각 총궐기 국민대회(탄기국)가 25일 서울 시청 대한문 앞에서 열렸다. [사진=송하훈 기자]
■ 태극기집회 300만명 운집
■ 박근혜 취임 4주년 총집결
박근혜 대통령 취임 4주년인 25일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과 시청광장 일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무효화'를 촉구하는 대규모 태극기 집회가 열렸다. 총동원령이 내려진 이날 현장에는 평소보다 많은 인파가 몰렸다.
탄기국 회원 등 태극기집회 참가자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탄핵무효"를 외쳤다.
또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헌법재판소, 촛불집회 등에 대한 수위 높은 비난을 이어나갔다.
이번 태극기집회에 모습을 보인 박 대통령 측 법률대리인단 김평우 변호사는 헌재에 대한 공정성을 의심하며 "조선시대도 아닌데, 헌재 결정에 복종하라면 복종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태극기집회의 단골인사로 꼽히는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도 국회가 가결한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엉터리라고 지적하며 "헌재는 각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14차 탄핵기각 총궐기 국민대회(탄기국)가 25일 서울 시청 대한문 앞에서 열렸다. [사진=송하훈 기자]
본집회를 마친 뒤 오후 6시부터는 한국은행과 서울역 등을 거쳐 대한문으로 돌아오는 경로로 행진이 진행됐다. 행진 참가자들은 본집회와 마찬가지로 "탄핵무효" "탄핵기각" 등의 구호를 외치며 태극기를 흔들었다.
박근혜 대통령 변호인단 김평우(72) 변호사는 이날 집회 단상에서 마이크를 잡고 "요즘 국회의원에 장관까지 나와서 무조건 헌재 결정에 승복해야 된다고 한다"며 "지금이 조선시대냐. 복종하라면 복종해야 하는 우리는 노예가 아니다"고 주장했했다. 이어 탄핵심판을 '사기'라고 말했다. 헌법은 국가의 기본이자 최고 수준의 법으로 '법 위의 법', '법 중의 법'이다. 하지만 탄핵정국에서 헌법의 존엄은 땅에 떨어졌다는 위험한 모습이다.
탄기국은 다음달 1일 3·1절을 맞아 총동원령을 내린 상황이다. 탄기국은 3·1절에 진행할 태극기집회에 500만명이 참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광용 탄기국 대변인은 "삼일절에 500만이 모일 것"이라며 탄핵심판 최종선고 전까지 탄핵 기각을 위해 대규모 집회와 행사들을 이어갈 뜻을 전했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 4주년인 2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17차 촛불집회에 참석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 문재인 전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문재인 전 대표측]
■ 야권 대선 주자들 촛불 집회 총출동
또 이날 야권 대선 주자들도 촛불집회에 참가해 박근혜 대통령의 조기 탄핵을 촉구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이재명 성남시장, 국민의당 손학규 전 대표 등 대권 주자들이 촛불집회 현장을 찾았다.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박원순 서울시장도 집회에 참가했다.
위해를 가하겠다고 예고했다는 첩보가 입수됐던 문 전 대표는 추미애 현 대표와 함께 촛불 집회에 참여해 '조기 탄핵, 특검 연장'이라고 적힌 팻말을 흔들었다.
이 시장은 연단에 올라 "헌재에 압력을 넣는 게 아니라 헌재에 주인의 이름으로, 국민의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정당한 요구를 하는 것"이라며 "탄핵이 헌재에서 혹여 기각돼도 승복할 게 아니라 국민이 손잡고 끝까지 싸워서 박근혜를 퇴진시키자"고 말했다.
손 전 대표는 "광장의 민심을 보라. 이게 나라냐 하는 국민이 여기에 모였다. 박 대통령 퇴진하고 나라를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며 "특검이 제대로 돼서 박근혜와 이 비리세력의 잘못을 반드시 청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와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 등도 모두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석해 탄핵 인용을 요구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1박2일 호남 방문 일정에 맞춰 전주에서 열리는 촛불문화제에 참석했다.
한편, 이날 태극기집회 진행 도중 인화성 물질을 휴대한 60대 남성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에 붙잡히는 등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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