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매거진=장형익 기자] “올림픽 포기 협박받고 가족 모두 울었다”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이 박태환 선수를 협박한 정황이 드러났다.
박태환의 매형은 2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당시 김종 차관의 협박을 받고 박태환이 집에 와서 많이 울었다”라고 밝혔다.
김 전 차관과 박태환은 지난 5월 25일 만남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박태환 매형도 동석했다. 만난 이유에 대해 박 선수 매형은 “지난 3월 세계수영연맹 징계가 풀렸는데 이중처벌 보도가 나왔다. 그래서 이중처벌의 부당함에 대해 얘기를 해보고 싶어 대한체육회 고위 관계자에게 전화를 했고 김 전 차관과의 만남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박 선수 매형은 그 전에 김 전 차관의 성격과 스타일을 기자들을 통해 많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체육회에서 주관해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문체부에서 차관이 다 일을 하고 계시니까 그 분이 실세일 것이다. 박태환 선수를 보내고 안 내보내고 결정은 김종 차관이 결정하는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만난 자리에서 김 전 차관은 박태환에게 단국대 교수 자리를 제의하고 기업 스폰서를 제공해줄 수 있다는 말을 하며 올림픽 출전 포기를 요구했다는 것.
대화가 협박조였냐는 질문에 매형은 “어떻게 받아들이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때 저는 어떤 말을 할지 엄두가 나지 않았다. 47분 동안 녹음된 대화에서 박태환 선수가 한 말은 ‘그럼 저는 어떻게 해야 되나요?’ 이 말 한마디였다”고 전했다.
김 전 차관은 또 박태환을 압박하기 위해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개막 전 행사에 박태환이 지각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너 그때 지각했었지”라는 말까지 했다고 매형은 밝혔다.
다른 선수를 밀어주기 위해 김 전 차관이 박태환의 올림픽 출전을 막았다는 언론보도에 대해 매형은 “김 전 차관과 만난 자리에서 후배 선수 이름이 거론되고 올림픽 출전을 포기하라는 얘기가 오갔지만 섣불리 공개하지 못한 이유는 박태환 선수가 ‘그 선수가 상처받아서는 안된다’고 말려 공개하지 못했다. 가족도 공개하기 싫었다”고 설명했다.
김 전 차관은 올림픽 포기 시나리오까지 박태환에게 주문한 것으로 드러났다. 매형은 “그 날 김 전 차관은 ‘가족회의를 해라. 이 미팅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서 가족회의를 해라. 결론문을 갖고 와서 읽고 질문은 받지 마라’는 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박 선수 매형은 “그 자리 끝나고 가족 회의할 때 박태환은 물론 가족도 많이 울었다”며 당시 힘들었던 상황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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