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매거진=김영훈, 송하훈, 장형익 기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촛불집회가 19일 서울 광화문과 서울광장, 청계천 등 곳곳에서 시작됐다.
이날 서울 50만명을 포함해 전국에서 총 100만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서울에는 오후 2시부터 청소년, 청년, 정당, 노동계 등 각계각층의 시민들이 사전집회에 참여했다.
서울광장에서는 오후 1시 한국노총이 주최하는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렸다. 조합원 2만여명(경찰 추산 1만3000명)은 깃발을 들고 "박근혜는 퇴진하라", "박근혜 정권의 노동정책은 무효다" 등 함성을 외쳤다.
이번 촛불집회에는 지난 17일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수험생들이 대거 참여해 열기를 더하고 있다.
'국정농단 사태'의 핵심인물인 최순실(60·구속)씨의 딸 정유라(20)씨가 이화여대에 부정입학한 사실이 교육부 감사를 통해 드러난 상황에서 촛불집회에 참여한 수험생들의 분노는 이미 하늘을 찌르고 있다.
저마다 '수능 끝 하야 시작' '최순실 공화국이 아닌 대한민국의 학생이고 싶다' 등 젊은 민심을 대변하는 플래카드를 두고 박 대통령은 물러나라고 소리쳤다.
수험생들은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에 이어 조카 장시호씨도 입학ㆍ학사 특혜 논란이 불거지자 분노를 쏟아냈다.
고3 수험생 박모(19)군은 "좋은 학교에 부정 비리 입학을 한 게 가장 화가 난다"며 "고3이라 그 동안 나오지 못하다가 수능이 끝나서 오늘 집회에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박군은 "우리나라는 평등한 나라가 아니"라며 "갑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을을 생각하지 않고 짓밟으려고 한다. (정씨처럼) 부정행위 하는 것 자체가 우리를 짓밟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고3 수험생인 김모(19)군 역시 "정씨는 평범한 학생들의 노력을 짓밟은 것"이라며 "한참 수능 시험 준비에 집중해야 할 시기에 이번 사건이 터져 우울했다"고 전했다.
한쪽에서는 '최순실 공화국이 아닌 대한민국 학생이고 싶다' '헬조선이 아닌 박근혜-최순실 헬게이트를 만들자' 등 문구가 쓰인 피켓도 눈에 띄었다.
청소년들은 이날 시국대회를 마치고 영풍문고 앞에서 을지로입구역, 파이낸스빌딩을 거쳐 광화문광장까지 2㎞를 행진했다.
주최 측 관계자는 "이날 수능 후 첫 주말을 맞아 많은 수험생들이 거리로 나왔다"며 "앞으로 매주 개최되는 촛불집회에 합류해 시민들과 함께 호흡하며 정권 퇴진을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데일리매거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