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1000만원 직접대출 대상자만 180만명... 예산이 돌아갈까

최용민 / 기사승인 : 2020-04-03 09:3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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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7000억원 예산 5∼6월 소진설까지... 불안 가중

▲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밀려드는 직접대출 신청자로

   업무 처리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출처=연합뉴스]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에 대한 '1000만원 직접대출'이 밀려드는 지원자 때문에 과연 이루어질까 염려되고 있다. 창구 앞의 긴 줄이 줄어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대출 재원이 조기에 고갈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벼랑 끝에 몰린 소상공인을 위해 도입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의 직접대출은 신용등급 4~10등급인 저신용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보증 없이 연 1.5% 이율로 1000만원까지 대출해줘 시행 6일 만에 소상공인이 너도나도 지원에 몰리고 있다

 

3일 소진공에 따르면 전국의 소상공인은 630만명이고, 이중 직접대출의 대상인 신용등급 4~10등급 비율은 30%189만명으로 파악된다. 직접대출을 받을 수 없는 기존 대출의 연체자, 세금 체납자를 제외하더라도 그 수는 180만명 안팎일 것으로 추산된다.

 

물론 전부가 '1000만원 대출'을 원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 지난달 25일 첫 시행 후 불과 일주일만인 41일까지 1381건의 대출신청이 접수된 속도는 당분간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현재 전국 62개 소진공 지역센터의 직원 600여명이 이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데 대출 접수건수를 코로나19 발생 전보다 4배 이상(센터당 최대 100) 끌어올렸지만 밀려드는 신청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소진공 지역센터의 한 직원은 "새벽에 출근해 새벽에 퇴근하지만, 하루에 화장실 한 번 제대로 가지 못한다"면서 "하지만 돌아오는 건 '왜 이렇게 늦냐'는 민원인의 항의뿐이다. 동네북이 된 느낌"이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예산 조기 고갈되면 어떡하나?

 

이처럼 폭주하는 신청 때문에 소진공에 투입된 경영안정자금 재원이 예상보다 조기에 소진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정부는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위해 소상공인 경영안정자금을 총 12조원으로 늘리고 소진공에 27000억원, 기업은행에 58000억원, 다른 시중은행에 35000억원을 각각 나눠 지원하고 있다.

 

소진공의 직접대출 접수 건수는 1일 하루 3352건으로 올라섰다. 전국 62개 지역센터가 하루 평균 50건의 접수를 한 꼴이다. 대출 접수는 신청자가 대출 약정을 마친 것으로, 대출 집행과 동일한 의미다.

 

접수 첫 날엔 234건에 불과했으나 제도가 홍보되고, 소진공의 접수에 속도가 붙으면서 앞으로 일일 접수건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규모와 추세가 지속하고, 또 소진공 예산 27000억원이 전액 '1000만원 직접대출'에 투입된다고 가정했을 때, 오는 6월 말께에는 이 재원이 고갈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러나 이 27000억원은 직접대출 외에도 소진공이 기존에 하던 보증부 대출(최대 3000만원)에도 투입되기 때문에 총액 '파이'가 더 작아진다고 봐야 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5월 중 예산이 고갈될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소진공 관계자는 "지금은 신청을 많이 받지 못해도 재원이라도 있지만, 예산 소진 시 소상공인의 박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그동안 계속되 어려움으로 세금이 밀리고 대출이 연체가 됐던 이들은 더 큰 속앓이에 빠져 있다. 정부는 한정된 예산이라 더 이상 재원을 끌어다 쓸 여력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안 그래도 소외된 이들이라 이들을 구제할 방침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 심각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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