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AI 반도체 쟁탈전 '아비규환'…전 세계 어디든 공장 지어야"

장형익 기자 / 기사승인 : 2026-07-20 11: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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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AI 반도체 수요 60~100% 폭증 전망 속 "공급은 제자리"
-각국 정부 압박 심화, "칩플레이션 막고 시장 보호 위해 가격 낮춰야"
▲ 사진=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기자간담회 중인 최태원 상의 회장 [제공/대한상의]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수요 폭증 상황을 '아비규환'에 비유하며, 한국 반도체 산업의 생존을 위해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공격적인 생산 시설 확충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지난 15일 제주 신라호텔에서 3박 4일 일정으로 열린 대한상의 제주포럼 기자간담회에서 "인공지능(AI) 분야만 한정해도 내년 수요가 올해보다 최소 60~100%, 전체 반도체 시장으로는 50~60% 이상 늘어날 것"이라며 "반면 내년 공급량 증가폭은 미미해 수요와 공급의 격차가 훨씬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의 반도체 확보 경쟁을 두고 "아비규환이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엄청난 로비와 압력을 받고 있다"고 털어놨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확보가 각국 정부의 국가 안보 문제로 직결되면서, 향후 기업뿐만 아니라 타국 정부 차원의 직접적인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의 대미 투자 요구에 대해서도 "계속 듣던 이야기라 전혀 신기하지 않다"며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최 회장은 해법으로 '신속하고 거대한 규모의 생산능력 확대'를 제시했다. 그는 "지을 수 있는 모든 곳에 공장을 지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호남은 물론 미국 등 전 세계를 뒤져 가장 빠르고 크게 지을 수 있는 곳을 찾아내는 것이 한국 반도체 산업의 생명줄이 됐다"고 역설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반도체 슈퍼사이클 조기 종료' 우려에 대해서는 '시장의 정상화'라는 논리로 일축했다.

현재의 높은 반도체 가격은 비정상적이며, 공급을 늘려 가격을 안정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 사진=지난 15일 제주 서귀포시 색달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49회 대한상의 제주포럼 개회식에서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개회사 [제공/연합뉴스]

최 회장은 "계속 가격을 올려 '칩플레이션(반도체+인플레이션)'이 심화하면 무조건 타격을 입는다"며 "공급 확대로 가격을 낮춰야 시장을 보호하고 산업을 유지·발전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이후 닥칠 산업 병목 현상으로는 에너지·전력 장비에 이어 소재와 건설 분야를 꼽았다.

그는 "AI 산업이 본격화되면 전선과 소재, 해저케이블까지 동나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현재의 AI를 '4살짜리 아이'에 비유하며 자생력 확보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인프라 구축이 완료되고 바퀴가 굴러가기 시작하면 범용 인공지능(AGI) 시대에 걸맞은 자생적 생태계가 형성될 것이란 전망이다.

최근 화제가 된 1천조 원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메가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최 회장은 "데이터센터 건설은 최소 5년에서 최장 15년의 장기 계약을 통해 고객과 장비, 부지, 전력이 모두 확보됐을 때 시작되는 것"이라며 자금 조달에 문제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끝으로 그는 이 프로젝트를 "전기화 사회로 가는 첫걸음"으로 규정하며 에너지 전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어마어마한 전기가 필요한 상황에서 지구온난화를 고려할 때 화석연료 의존은 불가능하다"며 "정부 역시 재생에너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원전을 비롯한 모든 기저 발전을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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