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매거진=김광용 기자]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대한민국을 뒤덮은 가운데 국회에선 보건당국의 방역망 관리 실패에 대한 간도 높은 질타가 시작됐다. 19일부터 국회에서 4일간에 걸쳐 대정부질문을 실시한 것이다.
국회는 19일 외교·통일·안보 분야부터 대정부질문을 실시했다.
여러 현안이 있지만 메르스 문제가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국회는 정부의 초동 대응 부실에 대한 책임을 묻는 여야 의원들의 질의가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메르스의 지속적인 확산 사태와 관련 보건당국의 방역망 관리 실패에 대한 강도 높은 질타와 향후 방역관리 대책은 물론 메르스 환자와 보호자, 의료진과 지역사회에 대한 지원 대책에 대한 추궁이 시작됐다.
첫날 ‘외교·통일·안보분야’ 대정부질문 불구 ‘메르스 사태’ 질의 쏟아져
“한국 이미지 심각한 타격” 질타
19일 대정부질문은 외교·통일·안보분야를 다뤘지만 메르스 사태에 대한 질타가 주를 이뤘다.
새누리당 심윤조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 첫 질의자로 나서 메르스 여파로 인한 대외적 이미지 ‘실추’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심 의원은 “메르스 사태 발생 이후 우리나라의 대외적 이미지는 큰 타격을 입었다”며 “대만, 홍콩 등은 우리나라에 대한 여행경보를 발령했고 29개국은 한국여행을 자제하거나 주의를 촉구하는 안전공지를 발표했다”고 말했다.
심 의원은 이어 “중국 등 일부국가는 한국인 고열입국자에 대해 일시 격리후 메르스 검사를 실시하고 있어 한국인 여행자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메르스 사태로 인해 우리의 위생·의료 수준에 대한 이미지가 심각한 타격을 입고, 우리나라에 올 관광객중 11만명 이상이 방한을 취소하면서 관광분야 등 관련 산업에도 피해가 적지 않다”고 우려했다.
또한 “메르스 감염으로 인한 격리대상자중 20명이 넘는 우리 국민이 해외로 출국해 이들이 입국한 나라들이 크게 우려하고 있다”며 “격리대상자의 해외출국을 철저히 차단하기 위한 시스템을 제대로 가동하는데 황교안 국무총리가 각별한 관심과 지도력을 발휘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주선 의원도 “박근혜 정부에 들어 세월호 참사로 국민 안전망이 무너졌고 메르스로 국가 방역 시스템이 마비됐다”며 “메르스로 인해 국민 경제, 민생 경제가 파탄지경에 와 있다. 정부의 대책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같은당 심재권 의원도 “2012년 9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메르스가 최초로 발병했음에도 불구하고, 외교부가 즉각 중동 지역에 메르스와 관련된 여행경보를 발령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이냐”면서 추후 외국에서 새로운 전염병이 발생할 경우 우리 정부의 대응방안에 대해서도 질의했다.
메르스 사태뿐만 아니라 일본의 과거사 왜곡 시도에 대한 정부의 대책과 북한 핵·인권문제에 대한 질의도 나왔다. 또한 주한미군의 탄저균 반입 사건과 사드(THAAD) 배치 등 문제에 대한 질타도 있었다.
또한 미·일 신밀월관계에 대한 우려와 함께 대중 관계를 더욱 확고히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으며 여야 의원들은 북한이 공화국 성명을 통해 남북 대화를 시사한 것에 주목하며 조속한 남북대화를 촉구하기도 했다.
초재선 중심으로 질문자 꾸린 與
vs 중진급 의원들 대거 나서는 野
대정부질문은 22일(경제분야), 23일(교육·사회·문화 분야), 24일(정치 분야)에도 계속 진행된다.
새누리당은 3선의 정두언 의원을 제외하고 초재선을 중심으로 진용을 꾸렸다. 이에 맞서 새정치민주연합은 김영환, 추미애(이상 4선), 박주선, 오제세, 신학용(이상 3선) 의원 등 중진 의원들이 대거 나선다.
19일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는 새누리당에선 김영우·김세연·심윤조·이이재·조명철 의원이 새정치연합에선 박주선·심재권·백군기·최동익·진성준 의원이 질문자로 나섰다.
22일 경제 분야에는 새누리당은 김희국·류성걸·이강후·정두언·정미경 의원, 새정치연합은 김기준·김상희·신학용·오제세·이개호 의원이 연단에 오른다.
23일에는 새누리당에선 김학용·김기선·이채익·경대수·황인자 의원이 새정치연합은 안철수·노웅래·남인순·유은혜 의원, 정의당은 서기호 의원이 질문자로 나서며 마지막날인 24일 이뤄지는 정치 분야의 경우 새누리당은 이한성·이우현·김동완·함진규·하태경 의원, 새정치연합은 추미애·서영교·김영환·진선미 의원, 정의당은 박원석 의원이 포함됐다.
경제 분야에선 메르스 여파에 따른 경기침체와 내수부진 등과 관련한 문제점 및 대책이 집중 제기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치분야의 경우 성완종 메모 수사와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 여부를 둘러싼 논란 등이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황교안, 총리 취임 후 첫 국회 데뷔
“정부의 최우선 과제 메르스 종식…총력을 기울이겠다”
한편, 황교안 국무총리는 19일 대정부질문을 통해 국회에서 첫 데뷔전을 치렀다. 특히, 황 총리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불거진 의혹들에 대해 유감을 표하면서 국회와의 소통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황 총리의 이 같은 유감표명은 여야가 황 총리 임명동의안 본회의 일정 합의의 전제로 황 총리가 취임 후 포괄적인 유감 표명을 하도록 한바 있기 때문이다.
황 총리는 인사말을 통해 “지난 인사 청문회 때 최선을 다해 임한다고 했으나, 위원님들의 요구에 충분하게 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더욱 적극적으로 국회와 소통 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황 총리는 메르스 종식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황 총리는 “국민들이 불안해 하고 계신 메르스를 종식시키는 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국가적 역량을 결집해서 더이상의 확산을 차단하고, 국민 생명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메르스로 인한 경기 부진 문제도 거론했다. 황 총리는 “경제 활력을 회복하고 어려운 민생을 보듬어 국민의 삶을 안정시키고, 각 분야에 만연한 비정상의 정상화와 구조개혁을 통해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도약 하도록 힘과 지혜를 모아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황 총리는 또 메르스 사태에 대해 ‘정부의 대처가 성공적이었느냐, 아니면 실패였느냐’는 질의에 “대응을 광폭적으로 못하고 제한적으로 했다는 부분에 대해서 돌아보고 있다”며 “초기에 메르스에 대한 정보와 지식이 충분하지 못했던 게 있어서 초기대응이 늦었다”고 말했다.
황 총리는 “당국이 국민 안전과 직결된 초기 대응에 미진한 부분이 있었던 점에 대해서 새로 총리가 된 입장에서 국민에게 송구하다”며 “정부의 최우선 과제를 메르스 종식에 두고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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