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내년 성장률 3.8%로 하향조정

뉴시스 제공 / 기사승인 : 2011-11-20 19:3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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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일 '하반기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내년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4.3%에서 3.8%로 하향조정했다. 올해 전망치도 4.2%에서 3.6%로 낮췄다. 이는 유럽 재정위기가 경제위기로 심화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한 수치다.

KDI는 내년도 우리 경제가 '상저하고'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상반기에는 선진국 경기둔화 및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3.2%의 다소 낮은 성장률을 기록하겠지만, 하반기에는 불확실성이 점차 해소되면서 4.2%로 성장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또 순수출 기여도는 주요 선진국의 경기둔화에 따라 올해에 비해 다소 축소되겠지만, 내수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성장률 전망을 하향조정한 배경에는 유럽 재정위기로 인한 세계경제 불확실성이 작용했다. 현오석 KDI 원장은 "유럽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해결책이 나오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준 KDI 연구위원도 "유로존 위기가 세계경제에 어떤 파급효과를 미칠 지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라면서 "통상 세계경제 성장률이 2%포인트 하락할 때 우리 경제는 1.5% 포인트 하락하는 흐름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내년도 우리 경제가 경기침체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KDI의 판단이다. 이 연구위원은 '마일드한 리세션(완만한 침체)'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우리 경제의 성장속도가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고 말했다. 금융시장도 상대적으로 안정돼 있어 2008년 금융위기처럼 급격한 자본유출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KDI는 "재정건전성 회복에 중점을 둔 현재의 재정정책 방향을 전환할 필요성은 낮다"고 평가했다. 다만 내년 상반기 이후에도 경기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재정정책을 통해 대응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통화정책에 대해서는 섣부른 금리 조정을 경계했다. 이 연구위원은 "유럽 재정위기가 한창인 상황에서 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적절치 않으며, 반대로 가계부채와 물가가 불안한 상황에서 금리를 낮추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장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통화당국의 물가안정 의지를 보여주고 대외불확실성이 해소되면, 그 때 (금리 인상을)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중앙은행이 그동안 물가상승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방식으로 기준금리 결정했다면 현재 기준금리는 4% 내외가 적당한 수준"이라면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을 에둘러 비판했다.

현 원장도 "한은의 물가안정에 대한 의지가 약화된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면서 "한 번 오른 인플레 기대심리를 내리려면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든다"고 지적했다.

물가는 올해 4.4%에서 내년에 3.4%로 낮아질 것으로 관측했다. 최근 기상여건이 좋아지면서 농축수산물 가격이 하락하고, 유가 및 원자재 가격도 세계경제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도 고용은 30만명 내외의 증가세를 보일 전망이다. 이 연구위원은 "경제성장률이 4%를 유지할 때 취업자수 증가폭은 28만~30만명이 적당하다"면서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4% 보다 낮지만 공급측 요인을 고려하면 30만명대 증가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최근 고용증가세가 경제성장률에 비해 높은 것으로 파악되는데, 이는 노동공급이 노동수요에 비해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KDI는 '한·미 FTA가 내년도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참고자료를 별도로 배포했다. 이 자료에서 KDI는 "한·미 FTA는 연간 대미 수출증가율을 3%포인트 내외, 대미 수입증가율을 약 2%포인트 확대하는 효과가 있다"면서 "이러한 교역확대를 고려할 때 내년도 경제성장률은 0.1~0.3%포인트 제고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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