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한·미FTA 24일 국회처리 강행하나

뉴시스 제공 / 기사승인 : 2011-11-17 09:5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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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16일 의원총회를 열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을 위한 이명박 대통령의 제안을 거부한 가운데 여의도 정가의 분위기가 급랭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5일 국회를 방문해 박희태 국회의장,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황우여 원내대표, 민주당 손학규 대표·김진표 원내대표와 6인 회동을 갖고 "투자자 국가소송제도(ISD) 재협상을 요구하면 책임지고 (FTA) 발효 3개월내에 재협상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제안했다.

한나라당은 이명박 대통령이 ISD 조항을 반대해온 민주당의 의견을 전격 수용한 것이라며 진정성을 받아들여 야권이 FTA 비준에 협조해 줄 것을 요청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이 대통령이 새로운 제안을 했으니, 의원총회를 열어 대통령의 뜻을 전달하고 당내 의견을 듣겠다"며 16일 의원총회를 소집했고,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의총 결과를 기다려왔다.

하지만 민주당은 5시간 동안 마라톤 의총 끝에 "발효 후 3개월 이내에 재협상토록 하겠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구두 발언은 당론 변경 사유가 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민주당 강경파와 협상파간의 팽팽한 줄다리기에서 결국 강경파가 승리한 셈이다.

이용섭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의총 직후 브리핑을 갖고 "한·미FTA에 대한 민주당의 입장은 국회 비준 동의 전에 FTA를 재협상하자는 것"이라며 "한·미FTA에서 최소한 ISD는 제외돼야 한다는 것이 당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또 "ISD 폐기·유보를 위한 재협상을 즉시 시작한다는 양국 장관급 이상의 서면 합의서를 받아 오길 바란다"며 "(정부가 서면 합의를 받아온다면) 그때 가서 다시 당론을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이 이 대통령의 제안을 사실상 거부하면서 한나라당 내에서도 민주당과의 대화를 주장하는 협상파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일부 협상파를 제외한 재선 이상 의원 대부분이 "이제는 할 만큼 했다"는 입장을 보이며 국회법 절차에 따라 24일 본회의에서 한·미 FTA 비준 처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FTA 비준 강경론자인 홍 대표와 협상론자인 황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 의총이 끝난 후인 오후 4시15분께 국회 한나라당 대표 집무실에서 회동을 갖고 당초 이날 오후 2시로 예정됐던 의원총회를 17일 오후 2시로 하루 연기했다.

홍 대표는 이날 황 원내대표와의 회동이 끝난 후 기자들을 만나 "조금 더 생각하기 위해 내일 의총을 열기로 했다"며 "초선의원들과도 만나야 하고…"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재선 이상 의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국회법 절차에 따라서 처리할 시점이 왔다는 주장이 많더라"며 "하지만 당내 주류는 초선"이라고 말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협상론자인) 남경필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과 상의를 했느냐"는 질문에 "대답을 안 하겠다"며 "이제는 지쳤다"고 답했다.

한나라당내 협상파들은 16일 의총 전까지 민주당과의 협상을 계속하겠다는 방침이다.

황우여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와 만나 한·미 FTA 비준 협조를 재차 당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FTA 강행처리를 반대해온 한나라당 '국회 바로 세우기 모임' 소속 의원들도 이날 모처에서 회동을 갖고 대책 논의에 들어갔다.

'국회 바로 세우기 모임' 소속인 홍정욱 의원은 뉴시스와 가진 전화통화에서 "모임 소속 의원들이 모여 회의를 하고 있다"며 "야당 소속 협상파도 노력할 것이기 때문에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사실상 이번 회기 중 FTA 비준안 처리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만큼 24일로 예정된 본회의에서 한나라당이 비준을 강행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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