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유럽의 경제위기를 전략형 신차를 앞세워 돌파하겠다고 밝혔다.
22일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이 지난 20일 유럽행 비행기에 올라 체코 노소비체 현대차 공장을 방문해 차량 품질을 집중 점검한 뒤 독일 프랑크푸르트 현대·기아차 유럽판매법인의 업무보고를 받으며 판매 전략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정 회장은 최근 유럽의 전반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현대·기아차가 유럽 자동차시장에서 아시아업체로는 최다판매를 기록해 임직원을 격려하고 한-EU FTA 발효에 따른 대응 전략을 집중 점검했다.
또 유럽의 경제상황을 직접 확인하는 한편 판매전략과 품질을 재점검하고 유럽공략의 고삐를 죄기 위해 현장경영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유럽은 그리스 국가부도 위기 등의 재정위기로 자동차시장이 급격히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상태다.
정 회장은 유럽 방문기간 동안 현지 직원들에게 유럽 경제위기에 불안해하지 말고 유럽 전략형 신차를 앞세워 더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것을 당부했다.
정 회장은 "현재 유럽 자동차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기아차의 선전은 회사를 믿고 자신의 모든 역량을 쏙아 부어준 임직원들의 노고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지금 유럽 경기침체 상황에 불안해하지 말고 침착하게 대응책을 마련한다면 오히려 더 큰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창의적이고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글로벌 업체 중 유일하게 성장세를 이어갔던 저력이 있다"며 "이번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유럽 시장을 포함해 세계 시장에서 현대·기아차가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최근 유럽시장에 선보인 i40와 신형 프라이드는 유럽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지역 소비자들의 취향을 적극 반영해 개발한 신차"라며 "유럽 전략형 신차들이 성공적으로 유럽 판매를 이끌 수 있도록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 달라"고 주문했다.
현대·기아차는 품질경쟁력을 갖춘 유럽 전략형 신차를 적기에 출시해 유럽 자동차 시장점유율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2002년에는 2.1%(현대차 1.6%, 기아차 0.5%)였지만 올해 8월에는 4.8%(현대차 2.88%, 기아차 1.95%)까지 달했다. 지난달에는 월간 역대 최대 점유율인 5.8%(현대차 3.48%, 기아차 2.35%)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2008년 하반기부터 유럽 전략형 모델 i30을 체코공장에서 생산한 이후 2009년에는 전년대비 판매량이 55.3% 성장했다.
이 외에도 2008년 인도공장에서 생산하는 경·소형차 i10과 i20를 유럽시장에 투입했고, 지난해에는 다목적 소형차 ix20를 체코공장에서 생산하기 시작했다.
특히 이달부터 판매를 시작한 중형 i40는 기존 중형 세단과 달리 유럽인들의 감성을 적극 반영한 신차다. 현대차는 i40 판매 확대를 통해 그 동안 판매 비중이 약했던 중형차급 판매를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현대차는 지난 13일 개막한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한 i30 후속모델을 내년 초부터 체코공장에 투입해 유럽 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계획이다.
기아차도 2006년 말 슬로바키아 질리나에 연간생산 30만대 규모의 완성차 공장을 완성하고 유럽 현지 전략형 모델인 씨드를 생산 판매하기 시작해 2007년 유럽 판매 차종 1위에 올라서기도 했다.
기아차는 2009년 말부터 다목적 소형차 벤가를 유럽공장에서 생산 판매하며 유럽형 현지 전략형 모델 라인업을 더욱 강화했다.
아울러 기아차는 지난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공개한 신형 프라이드 3도어 모델과 세련된 디자인과 실용성이 강조된 프라이드 5도어 모델 등 유럽인들이 선호하는 해치백모델의 판매를 강화해 유럽 공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는 유럽시장에서 올해 8월까지 44만4926대(현대차 26만4941대, 기아차 17만9985대)를 판매한 데 이어 연말까지 전년(62만911대) 대비 12.4% 증가한 69만8000대(현대차 40만5000대, 기아차 29만3000대)를 판매할 계획이다.
정 회장은 유럽 방문기간 동안 지난 13일부터 열리고 있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를 참관해 현대·기아차 전시장 외에 경쟁업체들의 전시장을 돌아보며 신기술 및 디자인 등 세계 자동차 업계의 동향을 파악할 계획이다.
정 회장은 유럽에서 모든 일정을 마치고 23일 귀국할 예정이다.
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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