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매거진 - [세계수영선수권] 펠프스, 이대로 ′지는 별′ 되나

최근 몇 년 동안 수영계를 지배했던 '펠피시'라는 별이 점차 지고 있다. '황제' 마이클 펠프스(26·미국)가 완연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펠프스는 26일 중국 상하이 오리엔탈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11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분44초79를 기록, 1분44초44를 기록한 라이언 록티(27·미국)에게 0.35초 뒤져 금메달 수확에 실패했다.

물론 전 세계 수영 스타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자리에서 은메달은 나쁜 성적이 아니다. 그러나 그 주인공이 펠프스이기에 '부진'이라는 단어가 어색하지 않다.

최근 몇 년 동안 수영계는 '펠프스' 천하였다. 2000시드니올림픽에 15세의 나이였던 그가 최연소 미국 국가대표로 세계 무대에 나타나 돌풍을 일으켰을 때부터 전 세계의 눈은 그를 쫓았다.

2001년 후쿠오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단 한 개의 금메달(접영 200m)을 따냈던 펠프스는 2003년 바르셀로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세계의 중심으로 우뚝 섰다. 당시 펠프스는 금메달 4개(접영 200m, 개인혼영 200m·400m, 계영 400m), 은메달 2개(접영 100m, 계영 800m)를 따냈다.

1년 뒤 아테네에서 펠프스는 올림픽을 지배했다. 2004아테네올림픽에서 펠프스는 6관왕(접영 100m·200m, 개인혼영 200m·400m, 계영 800m, 혼계영 400m)에 올랐고, 자유형 200m와 계영 400m에서 동메달도 추가했다.

2005년, 2007년 몬트리올과 멜버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도 그를 위한 무대였다.

2005년 자유형 200m, 개인혼영 200m, 계영 400m와 800m, 혼계영 400m에서 금메달을 쓸어담은 펠프스는 100m 접영에서는 은메달을 따냈다. 2007년에도 금메달 7개(자유형 200m, 접영 100m·200m, 개인혼영 200m·400m, 계영 400m·800m)를 쓸어담았다.

그러나 여기까지도 예고편에 불과했다.

2008베이징올림픽에서 펠프스는 출전한 8개 종목(접영 100m·200m, 개인혼영 200m·400m, 자유형 200m, 계영 400m·800m, 혼계영 400m)에서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세계 수영 역사상 가장 많은 올림픽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단지 '황제'라고 하기에는 모자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펠프스의 위력은 대단했다.

베이징올림픽에서 선수로서 모든 것을 이룬 탓인지 펠프스는 이 때부터 조금씩 방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2009년 2월 마리화나 흡입 파문으로 물의를 빚었다.

그래도 그 해 로마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펠프스는 금메달 5개(접영 100m·200m, 계영 400m·800m, 혼계영 400m), 은메달 1개(자유형 200m)를 따내며 건재함을 뽐냈다. 자유형 200m에서 파울 비더만(25·독일)에게 금메달을 내준 것이 사람들의 의아함을 불러일으켰을 뿐이었다.

결과적으로 이것이 하락세를 예고하는 것이었다. 펠프스는 로마세계선수권대회 이후로 조금씩 기록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큰 규모의 대회가 아닌 곳에서도 다른 이에게 자꾸 정상을 빼앗겼다.

지난 6월 산타클라라 국제그랑프리 수영대회 남자 자유형 100m 결승에서 박태환(22·단국대)에게 우승을 내줬던 것도 조금씩 내리막길을 걷던 펠프스의 모습을 보여주는 단면이었다.

펠프스는 이번 세계선수권대회 자유형 200m에서 다시 한 번 큰 코를 다치고 말았다. 개인혼영 전문 선수인 록티에게 자유형 200m 정상을 내주고 만 것.

펠프스는 이번 대회 다른 종목에서도 지지부진하다. 접영 200m 세계기록을 가지고 있는 펠프스는 26일 오전 벌어진 접영 200m 예선에서 11위에 그쳤다. 준결승에서도 1분54초85를 기록, 전체 3위로 레이스를 끝냈다.

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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