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 "BBK 주가조작 실형 재심 청구할 것"

김영훈 / 기사승인 : 2018-03-27 16:5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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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라도 반성하고 진실의 편에 설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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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정봉주 전 의원


[데일리매거진=김영훈 기자] 정봉주 전 의원은 27일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가 BBK 주가조작에 연루됐다고 폭로하면서 실형을 선고받은 사건에 대해 재심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날 공교롭게도 정봉주 전 의원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A씨(가명 안젤라)가 폭로 20일 만에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 직접 입을 열기도 했다.


정 전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봉주 BBK 사건에 대한 재심을 청구하겠다”면서 “MB(이명박 전 대통령)가 기소돼 유죄가 확정된다면 정봉주는 재심을 통해 무죄가 밝혀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전 의원은 이어 “MB의 구속으로 그 반대편에 서 있었던 저 정봉주는 무죄라는 것을 분명히 선언한다”며 “재심 청구와 동시에 당시 부도덕한 권력자의 편에 서서 그릇된 판단을 했던 관련 수사 검사에 대한 고발과 손해 배상 청구 등 모든 법적 조치 역시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나아가 “11년은 한 개인에게는 긴 세월이었지만 역사의 시계에서는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라며 “그 시간의 결말이 언제가 될지라도 끝까지 쫓아가 진실을 밝히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그러면서 “부도덕한 권력자의 편에 서서 부당한 기소와 판결을 했던 검찰과 사법부는 지금이라도 반성하고 진실의 편에 설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정 전 의원은 2007년 17대 대선 전 이 전 대통령의 BBK 실소유주 의혹을 제기했다가 선거법 위반 혐의로 지난 2011년 징역 1년을 선고받고 만기 출소했다.


징역 1년의 실형 선고로 2022년까지 피선거권이 박탈됐다가 지난해 12월 29일 문재인 정부의 첫 특별사면에 포함되면서 서울시장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다.


성추행 증거자료 공개한 A씨 "성추행 있었다는 것은 진실"


정 전 의원이 재심을 청구하겠다고 밝힌 이날, 정 전 의원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A 씨도 기자회견을 열어 정 전 의원의 성추행은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A 씨와 변호인단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서초동 서울지방변호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추행 사실이 있었다는 것은 진실”이라며 성추행이 없었다던 정 의원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A 씨는 폭로 20일 만에 직접 입을 연데 대해 “제 존재 자체를 밝혀 제 미투가 가짜가 아니라는 걸 인정받고 싶었기에 이 자리에 섰다”며 “향후 제가 입을지도 모를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는 진실을 밝힐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A 씨는 이어 “2011년 12월 23일 (성추행을 당했던)기록을 찾던 중 최근 위치 기반 모바일 체크인 서비스 ‘포스퀘어’를 통해 하나의 증거를 찾았다”면서 “당시 제가 방문한 렉싱턴 호텔 1층 카페 겸 레스토랑인 뉴욕뉴욕 룸 안에서 찍은 셀카 사진과 함께 추가 체크인을 한 기록을 발견했다”며 성추행 사건 당일 오후 5시께 성추행 장소인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 있었다는 증거를 제시했다.


A 씨가 12월 23일 오후 5시 5분 포스퀘어를 통해 뉴욕뉴욕 위치를 지정하고 ‘기다리는 시간’이라 적었고, 5시 37분에는 뉴욕뉴욕 내부서 찍은 사진을 올렸다.


앞서 정 전 의원 변호인단은 지난 16일 입장문을 통해 “2011년 12월 23일 정 전 의원 일정이 연속 촬영된 780여 장의 사진을 확보하고 있다”며 성추행이 벌어진 장소와 시간대로 지목된 당일 오후 1시부터 오후 5시까지 렉싱턴호텔이 아닌 다른 곳에 있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대해 A 씨는 “정 전 의원은 12월 23일 저를 렉싱턴 호텔에 만나러 올 시간이 없었다는 취지로 알리바이를 주장하면서 성추행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며 “현재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쟁점은 사건 발생 시간에 대한 부분인데, 제가 실제로 이날 오후 5시께 렉싱턴 호텔 내 카페에 있었다는 것을 확인한 이상 그 증거를 공개하는 것이 도리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 전 의원이 주장하는 대로 미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인데, 오늘 제가 밝힌 자료는 제 진술의 일관성을 뒷받침해주는 자료”라며 “이날 정 전 의원을 1시간을 기다렸고, 정 전 의원이 ‘바쁘니까 기다려라’라는 문자를 보낸 것으로 기억하는데, 20분도 안 되게 짧은 시간동안 만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 전 의원은 오자마자 ‘남자친구 있느냐’, ‘성형수술도 해주려고 했는데 감옥에 가게 돼서 안타깝다’는 등 이상한 뉘앙스의 말을 했는데, 그래서 이 자리를 벗어나야겠다고 본능적으로 생각하고 코트를 입으려 하니까 옷걸이 밑에서 강제로 껴안고 키스를 시도했다”며 “이 과정에서 입술이 스쳤고, 그래서 정 전 의원을 밀쳐내고 나왔다”고 덧붙였다.


법적 다툼으로 이어진 정봉주 VS 프레시안 진실공방


앞서 인터넷 언론매체인 프레시안은 지난 7일 정 전 의원이 2011년 12월 23일 이명박 전 대통령 관련 BBK 의혹을 제기했다가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되기 직전 기자지망생이었던 A씨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보도한 바 있다.


성추행 의혹이 제기되자 정 전 의원은 지난 13일 ‘당일 렉싱턴 호텔에 가지 않았고 성추행 주장도 사실무근’이라며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해당 의혹을 보도한 프레시안 기자 2명 등을 고소했다.


다만, 정 전 의원은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A씨에 대해선 고소하지 않았다.


이에 프레시안도 지난 16일 정 전 의원을 출판물 등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면서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A 씨는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사건 당일 오후 5시께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 있었다는 증거를 제출하고 출석할 예정이다.


서울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정 전 의원이 해당 의혹을 보도한 프레시안 기자 2명 등을 고소한 사건을 조사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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