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겨냥 "특정인, 특정 정파가 시대적 문제 해결할 순 없어"
▲박원순 서울시장
[데일리매거진=이상은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10일 "차기 정부는 참여정부 시즌2가 아닌 '촛불공동정부'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원순 시장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말하며 "참여정부의 한계를 뛰어넘는 제3기 민주정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역사를 바꾸려는 거대한 민심을 이젠 더불어민주당에게 정권교체를 넘어 '어떤, 누구를 위한 정권교체인가'를 묻고 있다"며 "재벌 개혁에 실패하고 불평등을 심화시킨 참여정부를 재현하는 시즌2로는 촛불이 요구하는 근본적 개혁을 이룰 수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재벌에 휘둘리지 않고, 기득권에 안주하지 않으며, 차별과 불공정에 맞서 촛불민심을 대변하는 정권교체를 이뤄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시장은 "저는 구시대의 기득권 정치, 재벌에 집중된 경제권력을 청산할 차기 정부를 감히 '촛불공동정부'라 부르고 싶다"며 "촛불공동정부는 김대중 대통령의 평화와 통합정신, 노무현 대통령의 반특권 개혁정신, 고(故) 김근태 선배의 민주주의 정신을 이어받을 것"이라 밝혔다.
또한 "패권정치, 여의도정치를 청산해야 한다"며 "모든 권력을 독차지하려는 폐쇄적인 행태를 버리지 못하면 촛불혁명을 완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권교체를 반드시 실현하기 위해 뜨거운 촛불민심과 연대할 '민주연합함대'를 구축해야 한다"며 "대세론은 강해보이지만 고립된 나 홀로 함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또 "협치와 소통의 능력으로 민주연합함대를 구축하는 것은 사령관의 최고 자질이고, 담대한 혁신은 새로운 국가로 탈바꿈시키는 최고의 능력"이라며 "저는 민주연합함대를 구축해 대선에서 승리하고, 촛불공동정부로 낡은 질서를 청산해 새로운 나라를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원순 시장은 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특정 정파·계파, 개인의 집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민주당이 집권에 성공하더라도 여소야대 소수정부가 되기 때문에 공동정부로서 극복할 수 밖에 없다"고 역설했다.
이어 '여권인사도 공동정부에 포함되느냐'는 질문엔 "그렇지 않다. 적어도 촛불민심을 받아들이고 갈망을 실현할 수 있는 야권의 연대를 의미하는 것"이라 잘라 말했다.
그는 '대세론 비판이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것이 아니냐'고 묻자 "그렇다. 엄중한 시대적, 국가적 과제의 해소를 위해선 뜻을 같이 하는 야권 정당과 정치인들이 함께 연합함대를 만들어야 하는데 특정인, 특정 정파가 이 거대한 문제를 해결할 순 없다"고 재차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협치와 소통 능력을 가진 후보가 공동정부 구상을 기획하고 실천해낼 수 있어야 된다"며 "결국 특정 정파의 집권만으로는 제왕적 대통령제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 못박았다.
문 전 대표가 '차기정부에서 경선주자들과 같이 일할 수 있다'고 밝힌 것에 대해선 "그것도 패권적 발상이라 생각한다"며 "당과 앞으로 교체되는 정권에서 특정인 누구를 하냐의 문제가 아니고 협치와 연대의 힘으로 다함께 해야하는데 그건 정부 수립 이후에 한다면 늦는다"고 선을 그었다.
박 시장은 '참여정부의 실패와 문 전 대표의 책임론'에 대해 "참여정부는 굉장히 개혁적이었지만 국민의 기대와 달리 정책적으로 많은 실패를 했는데, 핵심적인 것이 불평등 해소와 재벌개혁을 하지 못한 것"이라 비판했다.
이어 "참여정부의 많은 성과를 폄훼하는 건 아니"라면서도 "적어도 우리 시대의 가장 큰 시대적 과제인 불평등 문제에 대해서는 당시 중요한 비서실장으로 일했던 문 전 대표도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고 꼬집었다.
또한 문 전 대표에게 편향적으로 기술됐다는 의혹을 받은 민주연구원 개헌보고서와 관련해선 "특정 개인을 위한 내용들이 분명히 포함돼있는, 그야말로 많은 당원이 우려하는 특정 정파에 의한 독점적이고 독단적인 당 운영에 대한 심각한 문제라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해당 기관은 경선룰에도 관여하기에 이 문제의 진상규명 조사서를 공개해 엄중한 책임을 묻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며 "철저히 하지 않으면 한 정파가 당을 점거하고 독점하는 패권주의적 당 운영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한편, 박원순 시장은 "공식 출마 선언은 다른 기회에 다른 장소에서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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