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범 "휴대폰 전자렌지에 돌려라"

최여정 / 기사승인 : 2017-01-06 14:5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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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전자파 때문에 메모리칩 손상…데이터 복구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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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범(57·구속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데일리매거진=최여정 기자] '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 재판에서 안종범(58·구속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검찰 수사에 대비해 "휴대폰을 전자레인지에 돌리라"며 증거 인멸을 지시한 정황이 드러난 가운데 해당 방법으로 실제 증거 인멸이 가능한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실제 보통 사람들이 사용하는 스마트폰을 전자레인지에 돌릴 경우 데이터가 저장되는 메모리칩이 손상돼 증거인멸이 가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국내의 한 디지털 포렌식 복구 업체 관계자는 6일 <포커스뉴스>와 통화에서 "하드디스크 같은 경우에는 전자기장을 이용하는 '디가우징'을 통해 내부 디스크 속 파일들을 손상시켜 데이터를 삭제한다"며 "전자레인지도 비슷한 원리라 보면 된다. 전자레인지에 휴대폰을 돌리면 기본적으로 메모리칩 자체가 손상돼 데이터에 접근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침수되거나 파손되는 경우 메모리칩을 따로 빼서 복구가 가능하지만 이처럼 메모리칩 자체가 파괴되면 복구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포렌식 전문 복구업체 관계자는 "전자레인지에 의해 손상된 스마트폰을 복구한 사례가 없다"면서도 "전자레인지 자체가 전자파를 이용해 열을 가하는 건데 단순히 열 때문에도 데이터가 저장되는 메모리가 손상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전자레인지 속에 금속 성분을 넣고 돌리지 못하게 돼있다"며 "스마트폰에 장착된 메모리칩 내부에도 금속 성분이 들어 있어 손상이 심하게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포렌식 작업은 기본적으로 데이터 분석이다"며 "(메모리칩) 자체가 망가지면 데이터에 접근 자체가 안돼 복구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순실(61·구속기소)씨 등에 대한 첫 공판에서 검찰은 안 전 수석 측으로부터 압수한 '압수 수색 대응 문건'을 통해 안 전 수석의 증거인멸 정황을 공개했다.

문건에 따르면 안 전 수석은 "휴대폰 통화 내역은 연락처를 삭제해야 하고, 차명폰을 사용해도 상대방이 모두 차명폰을 사용하지 않으면 완벽하게 보안이 된다고 할 수 없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휴대폰 우측 3분의 1 지점을 강하게 눌러 부수고, 전자레인지에 돌리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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