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매거진=김광용 기자] 박영수 특검팀이 박근혜 대통령의 직권남용 등 혐의가 아닌 뇌물수수 또는 제3자 뇌물수수 혐의를 수사할 방침을 밝히면서 앞으로 대기업에 대한 특검수사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박영수 특검은 15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기업 회장들이 청문회에 나와 모두 대가성이 없다고 답했는데) 당연히 그렇게 얘기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특검팀은 법률검토가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도 뇌물죄를 입증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혀왔다. 박 대통령이 최순실(60·구속기소)씨를 위해서 또는 본인을 위해 대기업의 돈을 걷어줬다는 취지다.
이에 관련해 특검은 뇌물죄를 입증할 다수의 증거자료를 확보해 분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검찰은 박 대통령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독대 당시의 내용이 담긴 '박근혜 대통령의 말씀자료'를 확보해 특검팀에 넘기기도 했다. 여기에는 롯데의 면세점 산업 육성 사업을 위한 시내 면세점 특허제도 개선방안에 대한 내용들이 담겨있다고 알려졌다.
박 특검은 '뇌물죄 적용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본인도 걱정하고 있다"는 가벼운 농담으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박 특검은 "삼성과 롯데, SK외에도 검찰에서 자료를 넘겨받은 모든 대기업에대해서 수사할 것"이라며 '세 기업이 마지막 수사'라는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의견에 "그건 그쪽의 의견일 뿐"이라고 선을 분명히 했다.
다만 "특검 사무실 주변 협소한 장소들이 (대기업수사에 걸림돌이 될까) 우려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현재 기업들을 압박해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을 내도록 강요한 혐의들을 받고 있다. 하지만 삼성물산·제일모직의 의심스러운 합병 정황, 롯데 면세점 의혹 등 대기업이 특혜를 받은 정황들이 드러나면서 출연금을 대가로 이러한 특혜를 제공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박 특검은 "대통령에 대한 예우도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대면조사는 한번 내지는 두 번 내에 끝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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