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최측근이자 국정농단의 핵심인물로 지목된 차은택 감독
[데일리매거진=김영훈 기자] '문화계 황태자'로 불리며 최순실씨(60·최서원으로 개명)와 함께 국정을 농단했다는 의혹을 받는 광고감독 차은택씨(47)가 지난 8일 귀국하자마자 체포됐다.
'국정농단' 사태의 또 하나의 축인 차씨가 검찰 조사를 받게 됨에 따라 그동안 의혹만 무성했던 문화계 비리의 실체가 드러날지 주목된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칭다오(靑島)발 인천행 동방항공(MU2043)편으로 이날 오후 9시 50분께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차씨를 입국현장에서 체포했다.
서울중앙지검에 모습을 드러낸 차씨는 "물의를 일으켜 진심으로 죄송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사과했다.
앞서, 인천공항에 도착한 직후 그동안 어디에 있었느냐는 질문에 차씨는 "중국 상하이와 칭다오에 있었다. 일본에 잠시 다녀왔다. 일주일 정도 된 것 같다"고 답변했다.
'최순실씨와 무슨 관계이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정말 이번 기회에 많은 것을 깨닫고 반성하고 있다"는 동문서답이 나왔다.
'사업에서 모두 최순실씨의 도움받았느냐'는 핵심 질문에도 "검찰 조사에서 성실히 응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안종범 전 수석과 잘 아느냐"는 질문에는 "그냥 조금 알고 있다"고 말했다.
'우병우 수석과 논의했느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절대 그런 일 없다. 국민 여러분께 정말 죄송하다"며 울먹였다.
검찰 관계자는 "본인이 동의하면 심야 조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철야 조사는 검찰 규정 개정 등에 따라 금지됐지만 본인이 동의하면 가능하다고 밝혔다.
검찰은 일단 체포영장에 '공동강요' 혐의 등을 적시했으며 향후 조사를 통해 추가 혐의를 밝혀낼 방침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의혹만 무성했던 차씨의 혐의는 검찰이 그의 신병을 확보하면서 수사는 더욱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차씨는 박근혜 대통령과 최씨와의 관계에서 비롯된 영향력을 이용, 대기업의 광고를 무더기로 수주하고 정부 예산을 챙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그는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의 친분을 공개적으로 과시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씨는 2014년 대통령 직속 문화융성위원회 민간위원으로 임명된 후 창조경제추진단장 겸 문화창조융합본부장을 지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정부가 시행하는 각종 문화 관련 정책에 관여하거나 국책사업을 따내며 '문화계의 황태자'로 불렸다.
차씨는 자신이 대표로 있거나 실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아프리카픽쳐스, 플레이그라운드커뮤니케이션즈, 엔박스에디트 등을 통해 대기업·공공기관의 광고를 쓸어담았다.
아프리카픽쳐스는 금융위원회와 KT의 광고를 대거 수주했고 플레이그라운드커뮤니케이션즈도 대기업 광고를 무더기로 수주했다.
이밖에 차씨와 최씨가 절반씩 지분을 소유한 존앤룩씨앤씨는 지난해 KT가 10억원을 투자한 '대한민국 통신 130주년 기념행사' 사업 일부를 재하청 받았다. 전시나 홍보 실적이 없는 존앤룩씨앤씨가 사업을 맡게 된 배경에도 관심이 모인다.
아울러 차은택 감독이 검찰에서 어떤 진술을 하느냐에 따라 김종덕 전 장관, 김상률 전 수석 등이 줄줄이 수사 선상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
한편 검찰은 차씨의 추가 혐의 등을 조사한 뒤 금명간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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