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전북현대와 울산현대가 올시즌 K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우승 트로피의 주인공을 가린다.
정규리그 1위 전북현대와 6위 울산현대는 4일 오후 1시30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챔피언결정 2차전을 갖는다.
지난 30일 열린 1차전에서는 전북이 울산을 2-1로 꺾었다. 울산은 1차전 홈경기에서 '골넣는 수비수' 곽태휘가 프리킥 골을 터뜨렸지만 전북 공격수 에닝요(2골)의 '왼발'을 막지 못하고 패했다.
1차전에서 승리한 전북이 K리그 정상을 향한 유리한 고지에 올라 있다.
최근 10번 치러졌던 챔피언결정전 결과는 전북의 우승이 유리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1998년 이후 챔피언결정전(2001~2003년 단일리그 제외)에서 우승 팀의 1차전 성적은 6승 4무다. 1차전에서 패한 팀이 챔피언에 오른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하지만 수치는 수치일 뿐, 6강 플레이오프부터 챔피언결정전까지 치고 올라온 울산의 마지막 저력은 이변을 연출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 울산 ‘원정 다득점 원칙’의 희생양?
프로연맹은 올시즌 챔피언결정전부터 '원정 다득점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1,2차전 승·무·패의 합이 같고 골득실차까지 같을 경우 연장전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원정 골을 더 많이 넣은 팀이 우승한다는 것이다. 원정 다득점까지 같을 경우에 연장전을 치르고 그래도 승부가 나지 않으면 승부차기로 우승팀을 가린다.
원정경기에서 2골을 넣으며 1차전에서 승리한 전북은 2차전 홈에서 최소한 비기기만 해도 우승한다. 지더라도 0-1로 지면 원정 다득점 우선 원칙에 따라 우승한다.
이에 맞선 울산은 원정 다득점의 희생양이 되지 않기 위해 착실한 대비책을 갖고 나올 것으로 보인다. 2골을 실점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서 어떻게든 울산이 2골을 넣는다면 자력으로 우승, 또는 연장전 상황까지 끌고 갈 수 있어 기회는 남아있다.
울산은 연장전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승부차기 상황으로 간다해도 두려울 것이 없다. ‘거미손’ 골키퍼 김승규가 상승세에 있기 때문이다.
김승규는 포항스틸러스와의 플레이오프전에서 페널티킥 2개를 신들린 선방으로 막아내 승리를 이끌어 자신감에 가득 차있다. 김호곤 울산 감독은 여차하면 주전 김영광 대신 김승규 카드를 꺼내들 셈이다.
▲ ‘14경기 홈 무패’의 전북 vs ‘챔피언십 원정 3연승’의 울산
전북은 지난 7월3일 서울과의 경기(2-2 무승부)를 시작으로 최근까지 16경기(8승8무) 연속 무패 기록을 달리고 있다. 홈에서는 더욱 강한 면모를 보인다. 지난 3월 20일 개막전 패배 이후 10승4무 홈 무패행진을 하고 있다.
울산 역시 최근 11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달리며 상승세를 탔지만 1차전 전북전에서 패하며 기세가 한풀 꺾였다. 하지만 6강 플레이오프전부터 이어온 챔피언십 원정 3경기 연승을 기록하고 있다. 또 지난 9월10일 제주와의 경기 이후 원정 7경기(5승2무) 무패 기록은 깨지지 않고 있다.
올 시즌 양팀의 역대 전적에서는 전북이 2승1패로 다소 앞서 있다. 또 전북은 울산을 홈으로 불러들여 치른 2경기에서 무실점으로 2연승했다.
정규리그와 챔피언십 통틀어 양팀의 최다 득점자인 이동국(16골)과 수비수임에도 9골을 기록중인 곽태휘 중 누가 이 기록을 깰지 관심이 주목된다. 이동국은 역대 울산과의 경기에서 9골을 득점하고 있고 곽태휘는 역대 전북전에서 3골을 기록 중이다.
▲‘여유로운’ 전북 vs '다급한‘ 울산
0-1로 져도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는 전북으로서는 급할 것이 없다. 반면 울산은 다급한 상황이다.
전북은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67골을 넣으며 막강한 공격력을 자랑하고 있다. 이 때문에 ‘닥공(닥치고 공격)’ 축구라는 별명을 얻었다. 수비력 또한 공격만큼 강하다.
정규리그에서 32실점을 허용한 전북은 울산과 전남(각각 29실점)에 이어 리그에서 세 번째로 적은 실점을 한 팀이다. 마음먹고 잠그기에 들어간다면 뚫기 쉽지 않다.
울산은 2차전 마지막 경기서 반드시 2골 이상을 넣어야 하는 상황에서 그들이 자랑하는 수비적인 축구를 버리고 파상공세를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울산은 연이은 챔피언십 경기 일정으로 체력이 떨어져 있다. 만약 전반부터 적극적인 공격을 펼치고도 골을 기록하지 못한다면 후반전에 체력저하로 무너질 수 있다.
더욱이 울산은 고슬기와 이재성이 1차전 경고누적으로 2차전에 나설 수 없다. 주전 수비수 이재성의 공백은 크다. 또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줄 측면 자원 고슬기의 부재로 힘을 잃을 수 있다.
김호곤 울산 감독은 고슬기와 이재성 대신 박승일과 강민수의 투입을 예고했다. 이들이 얼마만큼의 활약해주느냐에 따라 경기 양상은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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