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 사망] 우리기업 對리비아 수출기회 쏟아진다

뉴시스 제공 / 기사승인 : 2011-10-21 14:4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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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년간 리비아를 지배한 카다피가 사망하면서 한국기업들의 리비아 시장 진출도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코트라에 따르면 리비아 사태와 비슷한 상황이었던 걸프전(1991년 1월17일~2월28일), 이라크전(2003년 3월20일~5월1일)의 경우, 우리 기업들의 중동지역 수출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걸프전 당시 우리나라의 중동 수출은 전쟁기인 1·2월에 각각 22.5%, 11.9% 감소했지만 회복기인 3월~8월까지는 월평균 2.8%로 완만한 증가세를 보였다. 성장기인 9월에서 다음해 8월까지는 월평균 증가율이 28.6%에 달했다.

이라크전 당시 역시 전쟁기인 3~5월에는 수출이 평균 11.3% 증가세에 그쳤고, 회복기인 6월~11월까지는 월평균 14.3%증가, 성장기인 12월부터 다음해 11월까지는 월평균 26.1% 증가했다.

이에 따라 한국기업들의 대(對)리비아 수출도 탄력받을 전망이다. 코트라는 지난 2월 리비아 동부 벵가지에서 시작된 리비아 내전사태가 종식됨에 따라 현지 전후 복구사업을 위해 약 1200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가 쏟아져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부문별로는 정유시설, 전력, 주택, 항만, 도로 등의 프로젝트가 유력하다.

내전사태 전까지 한국은 리비아에서 발주되는 프로젝트의 3분의 1 정도를 수주해 온 점을 감안할 때 약 400억 달러 규모의 프로젝트를 우리기업이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코트라는 예상했다.

코트라는 "유럽을 포함한 서방 기업들의 시장진출이 늘어나 경쟁이 치열하고 정권과의 유대관계가 예전 같지 않지만, 오랜 기간 현지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넓힌 신뢰도나 인지도, 가격·품질 경쟁력을 감안하면 새 정권이 발주할 프로젝트 수주에 한국기업의 참여는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트라가 내놓은 '포스트 카다피, 리비아 시장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카다피 정권이 종식됨에 따라 리비아 시장은 전쟁기, 회복기, 성장기의 단계별 성장을 나타낼 전망이다. 한국 기업들의 수출전략도 이 같은 시장 변화에 따른 현지 상황과 진출여건 등을 감안한 단계별 맞춤전략이 필요하다.

전쟁기, 회복기에는 리비아 신정부가 경기부양책을 펼치면서 자동차·의류 등의 생활소비재나 의약품·의료장비 등 의료관련 품목의 시장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과거 걸프전과 이라크전 당시에는 일반소비재 수입은 적었지만, 내전 종식 후 리비아 정부가 시민생활 안정 일환으로 생활소비재 무상지급, 임금인상 등의 조치를 내놓으면서 소비재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치안 악화로 인해 보안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늘고, 실내 활동시간 증가에 따른 AV기기, 가라오케 등에 대한 시장이 커지면서 가전제품도 수출유망 품목으로 꼽힌다.

현지 정세가 안정된 성장기에는 플랜트 분야에서 발주물량이 확대될 전망이다. 철강제품·스텐레스강관 등의 건설기자재, 열교환기·밸브 등의 플랜트 기자재, 타워크레인·포크레인 등의 건설 중장비 등이 수혜품목으로 예상된다.

리비아내 진출 지역으로는 제2의 도시로 반군의 거점인 벵가지가 주목할 만하다고 코트라는 전했다. 벵가지는 카다피 정권 수립 이전 이드리스 왕정시 수도였을 뿐만 아니라, 반군의 최대 부족 중 하나인 주와이야 부족의 거점으로 지난 40여년 동안 리비아의 주요 개발계획에서 소외돼 신정부가 들어서면 개발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리비아 최대 재정수입원인 원유의 약 70%가 벵가지를 중심으로 한 동부지역에 몰려있어 향후 주요 프로젝트 개발 우선순위는 벵가지를 중심으로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리비아 시장환경 변화도 주시할 필요가 있다. 리비아는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신정부 설립에 공헌한 나토(NATO) 서방국의 영향력이 더욱 강해져 서방기업에 대한 경제적 이권을 부여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우리 기업들은 현지에 진출시 이런 여건을 감안해야 한다.

이와 함께 리비아 시장으로 재진출을 시도하는 한국기업들은 사태 전과 달라진 환경에도 유의해야 한다. 현지 시장 진출시 신정부의 정책변화 뿐 아니라 시장변화를 예측하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특히 지원금액을 산술적으로 늘리기보다는 리비아에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를 면밀히 파악하고 진정성을 갖고 도와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리비아과도정부(NTC)는 치안, 서민생활 안정, 부상자 치료문제 해결에 초점을 두고 세계 각국의 지원을 공식 요청한 상태다.

이미 EU는 긴급 인도적 지원 사무소를 개설했고, 영국 등 서방국들은 의료용품을 지원하고 의료장비를 갖춘 외과 수술팀을 파견한데 이어 리비아 안정화 지원팀 파견을 준비 중이다.

한국기업들도 의료진 파견과 의약품 및 관련 장비 공급, 일반가옥 복구지원, 자동차 수리·부품교체 지원, 생필품 공장 등의 재가동 지원, 인재 훈련 및 양성 기관 설립 등의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코트라 관계자는 "NTC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다양한 부족을 통합해 민심을 수습하고 국민들의 신망을 얻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위해 민생안정이 최우선 과제"라며 "이 부분을 집중 지원한다면 차기 리비아정부에서 한국기업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코트라 관계자는 "향후 리비아 시장은 안정화 단계를 거치면 새롭게 개편될 것"이라며 "서방기업에 비해 다소 불리한 입장에 있는 우리 기업들은 보다 다양한 방법으로 리비아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리비아인들은 한국기업들이 경제적 실익에 따라서만 리비아에 접근해 온 점에 서운함을 갖고 있다"며 "신정부와 국민들의 환대를 받기 위해서는 인도적 측면의 복구지원, 기업이익의 사회환원 등의 적극적인 윤리적 기업활동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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