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두산 등 대기업들 "청와대 관심사항이라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

이상은 / 기사승인 : 2017-02-27 16:5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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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매거진=이상은 기자]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과 관련해 금호아시아나와 두산그룹 관계자들이 27일 국정 농단의 주역인 최순실 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청와대 관심사항이라 출연하게 됐다”고 증언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 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 대한 16차 공판에서 금호아시아나 김모 경영지원팀장과 두산그룹 김모 사장은 증인으로 출석해 이와 같이 밝혔다.


금호아시아나 김 팀장은 “기부금 집행은 회사의 계획에 의거해 결정된다”면서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기부금은 예정대로 사용하고, 적정성을 면밀히 검토해 (기부금 집행을)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모 전 부사장(현재 사장)이 ‘전경련으로부터 굉장히 급한 사항이라며 문화재단 설립에 출연해줬으면 좋겠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전해줬다”며 “당시 서 전 부사장으로부터 ‘전경련 측이 BH(청와대)를 언급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후 전경련 권모 팀장으로부터 미르재단 관련해 ‘BH 관심사항이다’라는 말을 들었다”며 “출연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으로 보였다”고 덧붙였다.


검찰이 김 팀장에게 “미르 재단에 출연금을 내면서, 그룹 이미지 제고를 요구하지 않은 이유는 BH요청에 의한 비자발적 출연이었기 때문이냐”고 묻자, 김 팀장은 “그런 부분도 있다”며 미르 재단 출연이 비자발적이었음을 일정부분 시인했다.


그는 “금호에서는 구체적인 논의 없이 수억원을 낸 경우는 없었는데, (미르재단에)출연하기 전 사업 목적이 타당한지 검토하는 회의를 한 적이 없었다”며 “7억원 출연을 일요일 하루 만에 결정한 것도 일반적인 상황이 아니었다”며 털어놨다.


두산그룹 김모 사장의 증언도 청와대가 재단 모금에 관연했다고 주장했다.


김 사장은 “전경련 측으로부터 ‘문화·체육 재단을 설립하는데, 기업들이 출연해줬으면 좋겠다. 청와대가 관심을 갖고 있고, (청와대)경제수석실이 챙기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며 “청와대가 출연기업을 정했다는 말도 들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이어 “각 재단으로부터 사업 보고나 향후 계획을 논의한 것을 들어본 적 없고, 재단에 출연할지 여부를 충분히 검토할 문서도 받은 적 없다”며 “전경련에서 청와대가 추진하는 것이니 돈만 내면 된다고 해서 출연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시 출연 요청을 받았던 4대그룹 임원 조찬모임은 전경련이 청와대 전달사항을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자리였다”면서 “출연 약정을 상당히 급하게 요구했고, 이례적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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