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매거진 - ′최순실 포스코 인사에도 개입′…특검, 수사 본격화

[데일리매거진=소태영 기자] 박영수(65) 특별검사팀이 ‘비선실세’ 최순실(61ㆍ구속기소)씨가 포스코그룹 인사에 광범위하게 개입한 것으로 판단해 본격 수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2014년 권오준(67) 포스코 회장 선임 당시 최씨 및 청와대 고위 관계자들이 관여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특검은 권 회장 선임 당시 포스코 경영지원부문장(부사장급)을 지냈던 김응규(63) 전 포항스틸러스(축구단) 사장을 23일 참고인으로 비공개 소환 조사했다. 특검은 또 김 전 사장 뿐만 아니라 다른 포스코 전ㆍ현직 임원 3, 4명에게도 출석을 통보해 소환 일정도 구체적으로 조율하고 있다.

회사 인사업무 총괄자였던 김 전 사장은 권 회장 선임과정의 내막을 가장 잘 아는 인사로 꼽힌다.

2013년 말 조원동(61)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 포스코 측에 “차기 회장은 권오준”이라고 통보했고 이에 포스코 내부 즉 김 전 사장이 관련 실무를 진행했던 까닭이다.

그는 2014년 1월 16일 포스코 이사회가 권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공식 내정했을 때는 ‘최고경영자(CEO) 승계위원회’의 멤버로서 CEO 승계프로그램의 간사를 맡기도 했다.

특검은 이날 김 전 사장에게 ▲권 회장 내정 소식을 누가 언제 처음 알렸는지 ▲청와대의 개입 사실을 덮기 위해 선임 절차를 기획한 것인지 등을 조사했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앞서 김 전 사장은 “권 회장과 정동화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 등 최종 회장 후보 2명에 대해 갑자기 영어면접을 실시하길래 ‘누군가 권 회장을 대놓고 밀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긴 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미국 유학파 출신인 권 회장은 영어 구사가 자유로운 반면 정 전 부회장은 영어회화에 능숙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특검은 포스코 본사 및 계열사 임원진 인사에 ‘청와대 외압’이 존재했는지도 조사했다. 2014~2015년 포스코 인사 시기에 안종범(58ㆍ구속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당시 경제수석)은 권 회장에게 ‘정리 대상 명단’을 통보했다고 알려졌다. 당사자인 김 전 사장도 2014년 3월 포스코경영연구소 사장에 이어 이듬해 2월 포항 스틸러스 사장 등을 지내며 사실상 ‘좌천 인사’를 겪었고 2015년 7월 퇴임했다. 이 과정에서 특검은 최씨가 박 대통령을 통해 압박을 넣었다고 보고 있다.

매체는 “특검 수사팀이 그 동안 ‘최씨를 통해 포스코 인사가 완전히 엉망이 됐다’는 관련자들의 진술과 정황을 많이 확보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